ⓒ하나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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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분기 하나캐피탈, 913억 순익 달성…하나카드 '546억', 전년비 순익 24% 줄어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이 올해 1분기 9,02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그룹 내 여신전문금융사 중 하나캐피탈(대표 박승오)이 하나카드(대표 권길주)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3위 계열사로 부상했다. 두 회사의 순이익 차이는 367억원이다. 통상적으로 금융산업의 업종별 무게감을 따지면 은행 다음으론 카드사나 증권사가 순이익 기여도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하나금융 내에서 이른바 캐시카우(Cash Cow)로 하나캐피탈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증권·카드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하향·정체한 가운데 캐피탈사들이 기업·투자금융 등으로 사업의 축을 옮기면서 실적향상을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본업인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하나금융그룹 실적 공시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1분기 순이익(913억원)은 1년 전(616억원) 보다 48.1% 늘었다.

반면 하나카드의 올 1분기까지 순이익은 5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25억원을 기록했을 때 보다 24.7%나 줄었다. 비교시점에 한계가 있지만 1년 새 역성장을 기록한 셈으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단 우려가 짙었던 캐피탈 업계가 좋은 성적표를 거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수 년 간 전략적으로 확대해 온 기업·투자금융 부문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본업인 자동차할부금융, 리테일 부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를 무기로 한 카드업계의 침투가 가속화되면서 캐피탈 업계는 기업·투자금융 부문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왔다.

◆ 하나캐피탈, 하나금융 순이익 3위

하나캐피탈은 1987년 코오롱신판으로 설립됐다. 하나은행은 2004년 지분 14.9% 취득을 계기로 하나캐피탈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추가 지분을 취득해 2007년 50.13%의 지분을 확보했다. 같은 해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으로 하나캐피탈 지분을 양도했다. 2018년 들어서 하나금융그룹은 코오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49.87% 전량을 매입해 하나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나캐피탈의 사업영역을 보면 내구재와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리스금융, 스탁론, 부동산 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이다. 최근 들어선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기업리스, 투자·인수 등 IB(투자은행)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실제 전체 자산 중 투자금융 부문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3%(약 4조3,3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전략 수정으로 순이익도 상승세다. 2017년 900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2020년 1,807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6조666억원에서 11조1,121억원으로 83.17% 증가했다.

◆ ‘허리띠 조여’, 1분기 실적 겨우 선방…하나카드

하나카드의 주력사업은 신용판매, 단기카드대출, 장기카드대출 등이다. 가맹점수수료, 할부수수료, 연회비, 대출이자 등이다.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및 비회원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불황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하나캐피탈이 올 1분기 1,231억원으로 하나카드(719억원)보다 영업이익에서 앞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충당금에서 하나카드가 월등히 많은 400억원을 쌓으면서 순이익 차이가 났을 수 있다”면서 “실제 충당금 적립전 이익을 보면 하나캐피탈이 1,330억원, 하나카드가 1,119억원을 기록하면서 별 차이가 없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비용면에서 일반관리비를 보면 하나카드가 3배 가까이 지출이 많다는 점에서 (하나카드가) 관리모드에 들어설 필요는 있어 보인다”며 “추정이지만 일반관리비는 일반 관리 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의 급여, 복리 후생비, 건물이나 비품의 감가상각비 등을 의미하는데 충분히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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