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용산사옥 대강당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용산사옥 대강당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

- SK텔레콤·KT, 주총서 마이데이터 안건 제시

- LG유플러스 "예비사업 신청허가 기다리는 중"

- "마이데이터 잠재력 있지만 활성화에 시간 걸려

-  정부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 규제 완화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마이데이터 예비사업 허가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번 주총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잠재력을 지닌 것은 맞지만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 간 데이터 교류가 활성화 되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오는 25일,  KT는 오는 31일 각각 주총을 진행한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추가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제 26기 주총을 열고 ▲영업보고 및 재무제표 승인 ▲신규 사외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대한 의결이 진행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마이데이터 예비사업 허가 신청에 대한 허가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번 주총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예비사업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이번 주총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다른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본허가를 신청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IT업계 최초로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LG CNS와 협업을 했다. LG유플러스는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GC녹십자헬스케어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금융·유통 데이터 사업 부분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신한은행, CJ올리브 네트웍스와 협업하여 ‘디키타카’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경영학과)는 “현재의 서비스는 고객들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거래를 조회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데이터 교류를 통해 선발주자들이 획기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제공하기 전에는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진 정보를 다른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부분이 활성화 됐지 않았다“며 ”이런 것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기업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정보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해줘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허가가 난 사업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포지티브 정책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네거티브 정책으로 전환해야 이런 신사업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마이데이터는 우리나라 4차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통신 인프라가 세계 1등인 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의 규제가 덜한 해외에서는 한국에 비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 교수가 지난해 신용카드학회 정기학술대회에 발표한 자료 ‘신용카드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에 따르면 영국의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기업인 디지미(Digi.me)는 관련 서비스회사에게 제공 데이터를 매개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디지미는 이를 추합해 고객들에게 건강과 금융 등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마이데이터 기업 인튜이트는 금융기관과 협력을 통해 ▲자영업자의 세금신고를 대행하는 서비스 제공하는 ‘터보택스’ ▲개인고객의 금융자산 및 지출 내역을 고객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재무관리 서비스 제공하는 ‘민트’ ▲기업대상 결제, 청구서 관리, 급여 지급 등 다양한 회계관리 서비스 제공하는 ‘퀵북’ 등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인튜이트는 터보택스와 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다양한 고객 정보를 확보하며 마이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잠재력이 높지만 많은 정보를 종합해 제공하는 만큼 보안에 문제가 생기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크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네거티브 정책을 도입해 보안에 대한 문제를 증권사·금융기관에 자율적으로 맡긴 후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안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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