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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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계 “원재료비, 인건비 등 상승 압박 버티지 못해”

- 올해 8월 라면업계 시작으로 우유·치킨 등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수년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주 원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꼽힌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밀가루, 원유 등 원재료비가 상승한 데 따른 여파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은 식품업계 전반의 문제인만큼 소비자들의 먹거리 부담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로 지난해 보다 3.1% 올랐다. 지난달 상승 폭은 2014년 11월(3.3%)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라면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8월 라면업계가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비 상승 부담을 이유로 연달아 라면 출고가를 올렸기 때문이다.

농심에서는 신라면, 안성탕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 가격을 평균 6.8% 올렸고 오뚜기는 진라면, 스낵면 등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삼양은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 바 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음식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라면업계는 특히 쉽게 가격인상을 결정 못 한다”며 “자칫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음을 알지만 라면의 면과 건더기 등 식품의 원가 뿐 아니라 포장재와 인건비 까지 오른 상황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격인상 움직임은 유업계로 이어졌다. 서울우유가 지난 10월부터 우윳값을 5.4% 올렸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 마트를 기준으로 1ℓ(리터) 제품 가격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오른 것이다.

이어 남양유업이 같은 달 14일부터 우유제품 가격을 4.9% 인상했고 빙그레 또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와 요플레 오리지널 등 주요 유제품 가격을 각각 7.1%, 6.4% 올렸다.

당시 유업계는 누적된 부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생산 비용 증가 등으로 우윳값을 불가피하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 유업계에 이어 최근에는 교촌치킨과 동원F&B, 국순당 등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먼저 동원F&B는 다음달 1일부터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를 포함한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 2017년 이후 약 5년 만에 가격 인상 단행이다.

주요 품목인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50g’은 2,580원에서 2,800원으로 8.5% 오른다.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35g 4개입’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판매가가 인상된다.

동원 F&B의 이번 가격 인상 배경은 참치캔의 주요 부재료인 식용유지 공급 불안정과 가격급등, 가다랑어의 국제 어가 상승세다.

카놀라유와 대두유의 국제 시세는 지난해 보다 각각 151%, 147% 상승했다. 또 통조림 캔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알루미늄 역시 지난해 보다 64%, 81% 각각 상승했다. 가다랑어도 2019년 하반기 톤당(t) 1,080달러에서 이달 11월 기준 톤당 1,600달러로 약 50% 급등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 증가로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며 “그동안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으로 원가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도 오는 22일부터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8.1% 인상한다.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는 가격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된다. 교촌의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순당도 막걸리 가격을 다음 달부터 최대 25%에서 최소 9.9% 올린다. 국순당 또한 국산 쌀 가격 인상과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부득이하게 가격인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국순당막걸리 쌀(국산쌀) 750㎖ 공급가격을 1,040원에서 1,300원으로 25.0% 올렸다. 세금을 포함한 병당 출고가는 1,430원이다. 국순당막걸리 쌀 캔(국산쌀) 350㎖ 공급가는 740원에서 840원으로 13.5% 오르며 출고가는 924원이다.

이처럼 라면과 우유, 치킨, 참치캔, 막걸리 등 소비자 먹거리 가격이 오르고 물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식품업계의 제품가격 인상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곡물뿐 아니라 식용유지, 포장재, 인건비 등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요소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기업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줄이는 등 원가를 절감하거나 가격을 올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이미 출시된 상품들의 내용물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면, 우유, 치킨 등에 이어 다른 식품군에서도 원재료비 상승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내년까지 줄이어 가격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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