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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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플랜트 인력 축소 우려…'승자의 저주'도 넘어야 할 산

-양사간 '체급' 차이…인력·시스템 통합작업 순탄치 않을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3년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 되면 중흥그룹은 재계 21위로, 중흥건설은 10대 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인수 후 통합작업은 난항이 예상된다. 중흥건설은 브랜드, 업력 등에서 대우건설에 비해 체급이 떨어진다. 양사 간 인력, 시스템 등의 통합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우건설의 토목·플랜트 부문 인력 구조조정도 우려된다. 중흥건설이 인수자금 회수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주택부문 사업에 주력,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플랜트 부문을 축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진행됐던 대우건설 본입찰에서 인수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재입찰이 진행된 만큼 불공정 매각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밖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후 과도한 비용 지출로 후유증을 겪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지분 50.75%)는 5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중흥건설 경쟁자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예비 대상자로 지정됐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을 택한 요인은 인수가격보다 임직원의 처우 개선과 해외사업 우발채무 가능성에 대한 진술 및 보증 등을 보완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진행된 대우건설 본입찰에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당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 DS네트웍스는 1조8,000억원을 인수가로 제출했다.

이에 KDB인베스트먼트는 양사의 인수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인수가격을 다시 재출할 것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대주주 측이 이를 막기 위해 재입찰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입찰에서 중흥건설은 본입찰 때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양사의 인수가격이 시장 전망대로 2조원대 초반에 책정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 입찰 7일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하는 상식 밖의 결정은 특정 기업을 몰아주기 위한 밀실·특혜 매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죄에 해당하고 국가 자산을 매각하는 정책금융기관이 본인들 이익을 위해 전 국민을 기만하고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당시 “대우건설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공정하지 않은 불법 매각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선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한다. 심 위원장은 “대우건설 임직원 일부는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 쪽에서 인력이 축소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중흥건설이 높은 입찰가를 써서 인수한다면 당연 그 자금을 회수하려 할텐데 그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대우건설의 토목 부문 영업실적은 지난해 490억원으로 2019년(1,797억원)보다 1,307억원 줄었다.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 924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1,494억원) 보다 570억원 줄었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전략적인 투자자인 만큼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본으로 인수가 가능한 만큼 무리한 자금회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중흥건설의 양해각서(MOU) 체결까지는 앞으로 한 달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는 매도자 실사가 진행 중이다.

ⓒ중흥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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