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최근 출산율이 바닥을 치면서 분유업계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국내에서 출산율이 높은 동남아지역에 눈을 돌려 돌파구 마련을 꾀하는 중이다.

지난달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월 기준 누적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든 23만3,702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지난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나타났다. 이제 1명도 낳지 않는 저출산 시대를 넘어 무(無)출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이 만연한 가운데 우리는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미혼여성들이 비혼을 결심하며 출산은 고사하고 결혼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아내 본질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소리다.

아직도 여성의 경제활동은 절반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다. 임금 또한 남성에 비교해 30% 가량이 낮다. 그런데도 왜 여성들은 결혼에 부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일단 기존 가부장적 질서를 고집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기성세대의 인식이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최근 설 특선영화로 방영된 ‘큰엄마의 미친 봉고’의 결말에서도 기성세대의 인식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결국 여주인공이 종가집 며느리로 귀결되는 결말은 어떻게 보면 변하지 않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시대는 확실히 달라졌다. 인식 또한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 하는 것이 맞다. 이제 더이상 여성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자유롭지 않은 가정에 갇히길 원치 않는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내놓은 출산율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기가 찰 지경이다.

지난달 6일 창원시는 결혼드림론을 도입해 결혼·출산을 선택한 청년들에게 최대 1억원의 현금을 지원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결혼하는 부부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고 3년 내 1자녀 출산 시 이자 면제, 10년 이내 2자녀 출산 시 대출금 30% 탕감, 10년 이내 3자녀 출산 시 대출금 전액을 탕감해준다는 방안이 골자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는 ‘선녀와 나무꾼’이 따로 없는 정책이다. 3자녀 출산 시까지 여성은 출산 기계로 살라는 말이 따로 없다. 날개옷을 아예 빼앗아버릴 심산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미 정답은 나왔다. 이제 출산율 정책은 바뀌어야만 한다.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에서 눈을 돌려 출산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위한 정책을 꾸릴 때란 소리다.

가임기 여성에 국한된 정책 또한 실효성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미 자녀를 낳고 키우는 부모를 위한 지원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을 비롯해 보호종료 청소년에 대한 복지도 확대해야 한다. 이미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꿈꿀 장밋빛 미래는 없다. 여성들의 날개옷을 억지로 빼앗지 않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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