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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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해외수주액 325억 달러…전년比 45.6%↑

- 중동·아시아 비중 약 70%

- 중남미 지역 역대 최대 실적 달성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지난해 역대급 부진을 딛고 2015년 이래 35조 원이 넘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중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 11월에만 100억 달러 가까이 수주한 것이 실적에 큰 보탬이됐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치인 300억 달러(한화 32조 원)도 무난히 넘어섰다.

이같은 호실적에는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과 아시아에서의 선전 그리고 사상 최대 수주액을 달성한 중남미 영향이 컸다.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325억 달러(한화 35조3,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해(223억 달러)보다 45.6% 늘어난 것이다.

해외수주 규모는 올 1월 56.4억 달러, 2월 37.2억 달러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부터 18.2억 달러로 급감하기 시작해 ▲4월 17.9억 달러 ▲5월 18.2억 달러 ▲6월 13.2억 달러 ▲7월 6.5억 달러 ▲8월 10.4억 달러 ▲9월 6.4억 달러 ▲10월 19.2억 달러 등 20억 달러 선을 하회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연된 물량이 막판에 몰리면서 11월에만 99.4억 달러를 수주했고 이달에도 2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106억 달러로 32.8%, 아시아가 115억 달러로 35.6%를 차지했다. 두 지역 비중만 전체 약 70%에 달했다. 아시아는 지난해보다 7.6% 소폭 줄었지만, 중동은 같은 기간 대비 124.3% 성장하면서 올해 실적 창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동 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알제리에서 24억 달러로 가장 많은 일감을 수주했고, 이어 아랍에미리트 19억 달러, 이라크 18억 달러, 카타르 17억 달러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이 27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13억 달러, 필리핀 11억 달러, 싱가포르 10억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남미에서 수주는 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67.0% 폭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쌓았다. 총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3%에 달했다.

반면 아프리카(11억 달러)와 유럽(15억 달러) 수주액은 전년 대비 30.2%, 35.4% 각각 떨어졌다.

업체 별 계약 기준 수주규모는 삼성엔지니어링이 76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아람코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프로젝트(18억 달러), 알제리 SONATRACH Hassi Messaoud 정유 프로젝트(16억 달러),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36억 달러),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10억 달러)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했다. 이 회사가 확보한 수주잔고만 17조 원에 달한다.

이어 현대건설이 64억 달러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은 1월부터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PLOT4(10억 달러), 알제리 우마쉐3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5.8억 달러), 태국 풍골 스포츠센터(1억 달러)등을 따내면서 해외 수주 포문을 열었다. 파나마에서는 메트로3호선 공사(17억 달러)를, 필리핀에서는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3억 달러)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12건의 신규 사업을 계약했다. 

삼성물산은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16억 달러), 아랍에미레이트연합 후자이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9억 달러), 중국 서안 X2 Ph2 마감공사(4억 달러) 등을 수주해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 GS건설 30억 달러, 현대엔지니어링 23억 달러, 포스코건설 17억 달러, 대우건설 12억 달러로 집계됐다.

해외건설협회는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제 침체의 위기 속에서도 해외건설 활성화를 위한 공공부문의 지원과 민간부문의 노력이 상승작용을 해서 수주액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시장 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내년 세계건설시장은 올해보다 4.8% 성장한 11조3,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국제유가 밴드는 하나금융투자 전망치 기준 배럴당 45~55달러로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할 전망이나, 이 경우 중동 중심의 화공 발주는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동 화공플랜트 발주 증가는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의 진정 여부 및 국제유가의 배럴당 60달러 선 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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