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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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보수 거부해도 솜방망이 처분에 보수비용 대납까지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LH가 ‘품질미흡’ 판정을 내린 일부 아파트 시공사들이 하자보수를 계속 등한시해도 이들에게 연간 최대 수천억대의 공사를 맡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공사수행능력(50점), 임찰금액(50점), 사회적 책임 가점(2점) 및 계약 신뢰도 감점(-0.2~-0.5점/건)을 평가·적용하는 ‘종합심사낙찰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00점 만점 심사 중, 하자관리 미흡으로 ‘품질미흡통지서(이하 통지서)’를 1회 받으면 0.15점, 2회는 0.3점, 3회는 0.45점, 4회는 0.6점을 감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통지서를 5회 이상 받더라도 벌점은 4회와 같은 0.6점만 받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LH 아파트를 시공한 98개 건설사가 총 137건의 통지서를 받았는데, 이 중 2회 이상을 받은 업체가 24개사에 달했다. 3회 이상이 11개사, 심지어 5회를 받은 업체들(2개사)도 있었다.

이 기간 통지서를 5회나 받은 남양건설과 3회를 받은 에스티엑스건설·태평양개발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남양건설은 2015년 7월 최초로 통지서를 받은 직후, 5개월여 뒤 통지서를 한 번 더 받았는데도, 그해에만 LH로부터 아파트 건설 공사 4건을 따냈다. 총 수주금액은 1,833억6,700만 원에 달한다. 

이후 4년간 통지서를 세 차례 더 받았지만, 총 2,963억6,800만 원 규모의 아파트 건설공사 7건을 추가로 따냈다.

에스티엑스건설와 태평양개발은 통지서를 3회 연속으로 받은 뒤에도 각각 4건과 2건의 계약을 통해 1,938억5,300만 원과 724억6,600만 원을 수주했다.

심지어 통지서를 받은 업체에서 하자보수를 끝까지 거부한 탓에, LH가 직접 보수한 사례도 최근 4년간 6건이 확인됐다.

허영 의원은 “LH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은 하자가 많더라도, 하자를 방치해서 경고를 받더라도, LH 계약을 따내는데 사실상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하자 보수비용까지 대납해주면서, ‘저품질의 불편한 아파트’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자의 발생 빈도와 부실관리 정도에 따라 ‘입찰 제한’과 같은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며 “입주민이 LH 원도급사의 시공 만족도를 직접 평가하여 심사에 반영하는 등 주거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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