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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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과 엔씨소프트 ‘AI투자자문사’ 설립 논의

- 우리금융은 KT와 ‘마이데이터’ 공동추진 등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그룹과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의 합종연횡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단순 업무협약 수준을 넘어서 합작법인 설립 논의가 가시화 되고 있는 중이다.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등이 예금과 대출업무만을 빼고 모든 금융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앞두고 있어 선제적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위기감이 작용했단 분석이다.

기존에 디지털 전환을 위한 모바일 중심의 예·적금 상품 등의 출시를 통해 고객유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금융업의 관행을 벗어던진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생존이 불가능하단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기반 투자 합작사 설립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합작사의 주된 참여 기업은 KB증권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투자자문사는 AI가 투자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KB증권이 AI가 투자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각종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도 KT와 마이데이터 사업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6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회장이 공동 제안했던 금융․ICT 융합을 통한 협력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다. 두 CEO는 “디지털 혁신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며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협업 과제를 협약에 포함 시켰다.

두 회사는 최우선으로 머리를 맞댈 협업 과제는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사들이 업권별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합작투자법인(Joint Venture)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여 두 그룹의 융합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하나금융은 이미 2016년 SK텔레콤과 공동출자로 ‘핀크’를 설립한 바 있다. 핀크의 핵심 서비스인 ‘대출 비교 서비스’는 제휴 금융사만도 11곳에 달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월 말 AI 플랫폼 ‘NEO’를 활용한 공모펀드와 일임운용 투자상품을 각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내놨다. 세계적 AI 업체인 캐나다 엘리먼트AI와 손잡고 NEO를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ICT’ 동맹의 촉매제 역할을 했고,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로 선제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합작 논의는 그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가령 네이버(50조182억 원)의 시가총액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최근 시총을 모두 합친 48조1,695억 원 보다 크단 점은 이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5년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금융사와 IT업체간 합종연횡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 케이뱅크는 KT와 우리은행이 힘을 모아 설립한 대표적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만들어진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을 앞두고 있는데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예금과 대출을 제외한 모든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바꿀 예정”이라며 “핀테크 기업이 이용자의 결제 계좌를 보유하지 않아도 정보만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페이먼트(My Payment지급지시전달업)도 도입되는 상황에 금융그룹의 위기감은 한층 커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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