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통장' 명칭 논란
- 네이버 자회사, ‘NF보험서비스’ 11% 수수료 요구 등
- 규제허점 보여주는 단적인 예
- “금융사만 규제로 발 묶어…규제의 균형 먼저”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Big tech)’가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불공정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보험사 등 금융권은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을 시작하면서 비교적 가벼운 규제를 받고 있어 플랫폼을 무기로 횡포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까운 예로 네이버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출시하면서 마케팅효과를 누리고자 ‘네이버통장’이란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나왔는데, 별다른 제재가 없었단 것이다. 특히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제휴를 맺은 손해보험사들로 부터 상품판매 수수료로 11%에 달하는 명목상 광고비를 요구했는데, 과도한 비용 수취로 소비자에 부담전가가 불가피 할 것이란 지적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6월 미래에셋대우가 만든 CMA(종합자산관리) 계좌를 마치 자사가 만든 것처럼 ‘네이버통장’이라고 이름 붙였다가 ‘네이버통장 미래에셋대우CMA’로 수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에서 8,000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속칭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는데, 예금자보호 통장이 아님에도 일반예금통장 명칭을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MA 상품은 이름에 CMA라고 명시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를 어기고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이 설립한 자회사 ‘NF보험서비스’가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제휴를 맺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에 광고비 11%를 요구했는데 편의성을 강조하지만 과도한 비용 수취로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단 지적이 거세다. 통상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최대 수수료율은 10% 정도다.
카카오도 플랫폼을 무기로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합작 설립을 추진했지만 지난 5월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온라인 자동차보험 등을 놓고 사업 방향, 수익성 검증관련 입장 차이가 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플랫폼을 무기로 우월적 지위를 삼성화재에 행사하면서 합작이 무산됐을 것이란 시각도 흘러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는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자신들이 가진 플랫폼만 빌려주고 사업리스크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카카오 역시 금융업 인가를 받고 시장에 나왔지만 이들 모두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불공정경쟁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금융사·빅테크·핀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3자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존 은행과 보험, 증권사의 사업적 고유성을 인정해주거나 규제 일변도에 변화가 없다면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중심의 사업자는 이용고객 확보가 손쉬운데, 신규고객 유치에 있어서 금융사보다 우월하다보니 슈퍼 갑(甲)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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