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관광객 이미지. ⓒ어도비스톡
▲공항 관광객 이미지. ⓒ어도비스톡

면세업계 지난해 모두 적자…비용 효율화 중요해져

공항 면세 철수 여부·입찰 경쟁 강도…"인국공 제시 '임대료 수준' 따라 달라질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호텔신라가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면세업계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높다. 아직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을 공고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쉽게 예단할 순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특히 면세사업자들에게 높은 임대료가 사업철수의 원인이 된 만큼 공항에서 면세 사업 철수 여부나 입찰 경쟁 강도는 인천국제공사가 제시하는 임대료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 18일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호텔신라 측은 "지난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권 계약 이후 면세 시장은 주 고객군의 소비패턴 변화와 구매력 감소 등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었다"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부득이하게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시장은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정리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면세 사업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호텔신라의 주가가 오름세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호텔신라가 사업권 반납을 결정한 바로 다음날인 19일 신라면세점의 주가는 4%대로 오름세를 보였다.

그간 면세사업 부진이 호텔신라 수익에 영향을 줬던 만큼 이번 공항 면세 철수는 비효율 사업 정리이자 수익 턴어라운드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적자부담을 방어해왔던 호텔사업의 밸류에이션 또한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시장반응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던 또다른 사업자 신세계면세점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세계면세점도 신라면세점이 사업을 철수했듯 임대료 부담을 감내하지 못하고 공항 면세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동시에 아직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입찰공고가 진행되지도 않은 상황인 만큼 섣불리 사업 철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부담이 상당했던 만큼 신세계면세점이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룹 인사를 앞두고 있어 당장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업계 판도의 변동은 롯데면세점의 행보에 달려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23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으나 다른 면세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액을 제시하면서 롯데면세점은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DF2 구역과 부티크 전용 사업권인 DF5 구역의 사업권 획득치 못했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이 이번 인천공항 면세입찰 공고가 나면 DF1·DF2·DF5 구역 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임대료·수수료 등 비용부담이 커졌다는 점 때문에 입찰경쟁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면세점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보따리상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에 롯데면세점의 경우,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중국보따리상에 대해 거래비중을 줄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공항 임대료 부담 또한 가중된 터라 제 발로 다시 비용부담이 큰 공항사업에 뛰어들겠냐는 의문이다. 다만 중국 무비자 정책으로 대거의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들어온다는 점은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수준을 능가할 수익을 기대한다면 여전히 공항은 면세점 업계의 매력적인 후보지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항이 제시하는 임대료 수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존재도 입찰 경쟁요인으로 언급된다. 지난 2023년 면세구역 입찰에 참여했던 인천공항 진입을 위해 막강한 자본력을 행사하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서의 국내 면세사업자의 입지가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평이다. 2023년 당시 입찰에서 CDFG는 신라, 신세계에 이어 F1 구역에 대해 3위를 기록했고, DF2 구역에 대해서도 신라, 면세에 이어 3위 사업자였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 공고하기전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어 예단할 수 없는 것"이라며 "특히 공사가 제시한 임대료 수준이 입찰경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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