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시너지 확보 관건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첫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항공산업 재편의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잡아가고 있다. 이번 결정은 통합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세계 톱 티어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다만 초대형 투자에 따른 운영 효율성과 재무적 부담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아시아나와의 기재·노선 통합, 글로벌 경기 변동성, 항공 수요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대한항공이 어떻게 안정적 성장 궤도를 확보할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른다.
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 보잉과 103대의 신규 항공기 구매 계약(약 50조 원 규모)을 체결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도 37조 원대 엔진·정비 계약을 동시에 맺었다. 이번 발주로 대한항공은 총 297대의 신규 기재를 확보, 글로벌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수준으로 비행대 규모를 끌어올렸다.
이번 주문에는 ▲보잉 777-9(20대) ▲787-10(25대) ▲737-10(50대) ▲777-8F 화물기(8대)가 포함됐다. 장거리·대형기부터 단거리 단일통로기, 화물기까지 균형 있게 구성해 여객·화물 양 부문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대규모 발주는 단순한 기재 교체를 넘어 대한항공의 중장기 투자 계획과도 맞물려 있어 향후 재무적 흐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부담이 수반되지만 합병 효과와 신사업 확장이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 항공의 인수로 대한항공 그룹은 2025년 상반기말 기준 항공기 301대를 운영 중인데, 정상회담 이전에 발주한 항공기 191대를 포함하면 총 297대의 항공기를 발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는 연평균 15대 내외로 순차 인도(보잉→대한항공 인도)될 전망이며, 2030년 말부터 2045년 전후까지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존 발주 물량에 대한 CAPEX(Capital Expenditure)집행이 완료되는 2030년 말경부터 신규 투자 본격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내 항공 시장에서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라며 "이외에도 MRO(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무인기 등 신사업 확장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인들은 중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의 Valuation 확장(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만큼이나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발주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통합 과정에서의 운영 효율성 확보, 그리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향후 성과가 계획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카타르항공 사례를 살펴보면, 대규모 발주가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카타르항공은 보잉 777X를 대량 주문했지만, 2024년 8월 시험비행이 부품 결함으로 중단되면서 첫 인도 시점이 2026년 이후로 밀리는 지연 사태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항공기의 운용 기간이 길어지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 경영상 부담이 불가피했다.
글로벌 경제·금융 전문 통신사 Bloomberg는 이와 관련해 "보잉의 문제는 주문을 따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주문을 소화해내는 것(fill)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MOU는 향후 항공기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세부적인 재무 영향은 실제 도입 시점에 맞춰 정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단순히 대한항공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한국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신 기재 도입은 글로벌 ESG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허브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신설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기단 교체를 통해 비용 효율성 제고도 노리고 있다"며 "이는 장거리 노선에서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연료 효율성과 정비비 절감 효과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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