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말 국내은행 총자본비율 15.58%…전분기 대비 0.26%p ↓
보통주자본비율·기본자본비율 등 모두 하락세
금감원 “양호한 수준…자본여력 계속 높여야”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전분기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국내은행 자본비율이 양호한 수준으로 보고 있으나 계속되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자본여력 제고 필요성을 언급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전분기 말(9월) 대비 0.26%포인트 하락한 15.58%를 기록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은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말한다. BIS 비율이 떨어지면 기존 자기자본을 활용한 대출 여력까지 줄어들게 되는 데 반해 비율이 높을 수록 재무건전성이 탄탄함을 의미한다.
은행권의 자본비율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작년 말 총자본비율(15.58%)과 더불어 보통주자본비율은 13.07%, 기본자본비율은 14.37%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대비 각각 0.26%포인트, 0.28%포인트 떨어졌다. 단순기본자본비율도 6.77%로 같은 기간 0.03%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모든 은행이 자본규제비율을 웃돌며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8개 은행지주(신한·하나·KB·우리·농협·DGB·BNK·JB)와 20개 은행의 총자본비율 평균은 각각 15.68%, 16.30%을 나타냈다. 보통주자본비율의 경우 은행지주와 은행은 12~14%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지정한 규제 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8.0%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 1%포인트 가산) ▲단순기본자본비율 3.0%(은행지주는 미도입)다.

◆ 자본비율 하락세, 환율 상승 영향
국내은행의 자본비율 현황을 총자본비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KB지주·씨티·SC·카카오가 16.0%를 상회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카카오뱅크가 전분기보다 하락했으나 27.24%로 여전히 높은 총자본비율을 나타냈다. 특히 씨티은행은 34.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곳은 13.71%를 기록한 산업은행이었다. 산업은행의 경우 작년 9월 총자본비율이 14.36%로 집계된 이후 연말 13.71%로 내려가 유일하게 14% 미만 수준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을 살펴보면 총자본비율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17.58%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NH농협은행 17.57% ▲하나은행 17.39% ▲KB국민은행 17.31% ▲우리은행 15.85%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의 자본비율 하락세는 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 자본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고환율과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이 커지는 등 자본여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봤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돌파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다. 이로 인해 국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3분기 21조5,000억원 규모에서 4분기 36조8,000억원까지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위험가중자산은 총자산 대비 위험가중산의 비율로, 높을수록 안전성이 떨어진다.
금감원은 “경기회복 지연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도 커지는 등 자본여력을 계속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융여건 악화시 은행이 신용공급 축소 없이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