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영업현금흐름 ‘흑자’…이유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지난해 영업 현금흐름 ‘1.8조’

“업황 최악에 ‘내실경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규모 면에서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대출을 내주는 속도보다 고객이 돈을 갚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실상 카드사들이 보유한 현금은 오히려 많아졌다.

카드사의 경우 할부금융, 카드론, 단기카드대출 등에서 고객을 위한 돈을 먼저 지급하고 이자를 포함해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일반적으로는 카드사들의 영업이 활발해 질 경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가 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지난해 말 영업활동 현금흐름 잔액(별도기준)은 1조8,008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5,907억원)보다 205% 증가한 액수다. 기본적으로 해당금액이 의미하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의 총액이다.

조사대상 카드사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플러스를 보인 건 지난 2022년 -7조2,826억원을 기록한 이후로 2년여 만이다.

지난해 말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가장 컸던 카드사는 우리카드로, 1조1,406억원이다. 이어 ▲국민카드 7,896억원 ▲신한카드 300억원 ▲하나카드 -1,594억원 순이다.

◆ 할부·대출 취급 축소 영향

일반적으로 특정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매출을 늘리게 될 경우 현금흐름은 흑자를 기록한다. 다만 매출채권이 늘어나는 것과 같이 외상 판매가 증가하면 현금흐름은 적자 형태를 나타낼 수도 있다.

카드사의 경우엔 보유 현금을 활용해 여신영업을 펼친다. 고객이 사용한 대금을 가맹점에 선지급하고 수수료를 수취하거나 장·단기 대출을 통해 이자를 받는 방식이다. 영업력이 커질수록 분기별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카드사들의 지난해 말 현금흐름이 흑자를 보인 것은 할부나 대출 등에서 영업이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조사대상 카드사들은 대출 취급액을 늘리고 있으나, 연체율 상승을 우려해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4분기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12조9,233억원으로 1년 전(13조1,385억원)과 비교해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는 10조3,407억원에서 9조9,050억원으로 4.2% 줄었다.

할부금융 영역도 감소세다. 신한카드는 할부금융에서 지난해 상반기 1조8,387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했다. 1년 전(1조4,065억원)보다 30.7% 줄었다. 우리카드는 1년 새 1.3% 할부금융 취급액이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황이 최악인 상황인데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선 이유는 상위권 카드사의 할부·대출 취급이 줄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일반 기업은 영업을 통해 이익을 잘 내고 있을 때와 달리 카드사는 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이 수치가 마이너스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는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거래의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숫자를 기록하는데, 현금흐름표는 실제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현금주의 원칙)에 기록하기도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업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카드사들의 영업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선) 분기별 현금흐름표를 통해 정확한 영업력과 현금창출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