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3분기 상·매각 규모 ‘3,000억’…1년 전보다 ‘90.7%’ 증가

지방 경기침체 타격, 연체율 급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지방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3분기에만 3,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연체율 역시 여전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주기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있지만 지역경기 침체로 연체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소화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상각은 부실채권에 대해 100% 충당금을 적립하는 절차다. 매각은 자산유동화 회사에 부실채권을 넘기고 장부상 정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이 올해 3분기에 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3,01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579억원)과 비교해 무려 90.7% 급증했다. 직전 분기(2,987억원)와 비교해도 0.8% 소폭 증가했다. 분기별로 보면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은행별로 보면 대구은행이 상·매각한 부실채권이 가장 많았다. 대구은행이 부실채권 591억원을 상각, 423억원 규모를 매각해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1,014억원의 부실채권을 털었다. 이어 ▲부산은행 870억원(724억원+146억원) ▲경남은행 625억원(199억원+426억원) ▲전북은행 255억원(150억원+105억원) ▲광주은행 248억원(241억원+8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경남은행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남은행(215.7%)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부실채권을 털어냈다. 전북은행(145.0%)도 큰 폭으로 상·매각 규모가 증가했다. 다른 은행도 모두 60% 이상 규모가 불어났다.

상·매각한 부실채권은 장부상 자산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연체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불러오지만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3분기 말 5대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경남은행(0.32%)만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2배 이상 올랐다. 나머지 은행들의 연체율을 보면 ▲부산은행 0.44% ▲대구은행 0.54% ▲전북은행 1.34% ▲광주은행 0.69% 등이다. 총여신에서 회수에 문제가 있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보면 경남은행(0.45%→0.37%)을 빼고 모든 은행이 0.04~0.25%포인트 상승했다.

◆ 지역 경기 침체, 중·저신용 대출 취급 영향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에 따른 취약차주의 변제능력 상실이 원인이다. 가계대출 부문에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취약차주로 여겨지는 중·저신용자에 내준 대출이 많아 연체 우려가 더 크다. 지난 7월 기준 5대 지방은행이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잔액 기준)에서 금리 7% 이상 비중은 28.9~75.7%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비중은 7.9~17.6%다.

기업대출 중에선 부동산·건설업에서 연체가 늘고 있다. 실제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전북·광주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건설업 비중이 각각 50.1%, 49.9%에 달한다. 반면 같은기간 신한은행의 부동산·임대·건설업 비중이 0.7%에 불과하는 등 시중은행은 제조업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은 각 분기별로 상·매각을 상시적으로 진행한다”며 “장부상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을 삭제하기에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은행의 경우 여신 취급 패턴이 시중은행과 차이가 있고 불황을 겪는 특정업종에 집중돼 (연체율 등이 상승하면서) 부실채권을 털어낸 효과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