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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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원가성 예금, KB국민·신한은행 등으로 이탈

인터넷은행에는 ‘주택담보대출’ 잠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방은행이 4%대 예금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수신 경쟁에서 밀려 저원가성 예금 등이 이탈하면서다. 지방은행의 위기감은 한층 더 커진 상태다. 모바일뱅킹을 앞세운 인터넷은행에도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의 주요 수익원을 잠식당하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의 주요 예금상품 가운데 연 최고금리가 4% 이상인 상품은 15개다. 이 중 9개 상품이 5대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에서 제공하고 있다. 반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금금리는 3.90~3.95%에서 형성돼 있다. 금리 경쟁과 은행채 등 자금조달금리 상승으로 4%대를 넘긴 바 있으나 다시 3%대로 내려오고 있다.

◆지방은행, 저원가성 예금 감소…“고금리 예금 통한 경쟁력 강화”

지방은행의 예금금리가 4%대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은 저원가성 예금 감소가 원인이다.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기업자유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심산인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0.1% 안팎에 불과해 은행의 자금조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올해 3분기 조사대상 5대 지방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63조7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5%(12조4,850억원)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전체 원화예수금 중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8.5%(경남은행)~40.1%(광주은행)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37.1~48.1%)와 비교해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5대 시중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68조7,369억원으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9월을 제외하고 모두 10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1년 사이 41조4,383억원 증가했다. 지방은행과 달리 5대 시중은행은 자금조달에서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미 예금 잔액 증가세가 가파른 데다가 지난 10월부터 은행채 발행 규제가 풀리면서 자금조달을 예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지방은행의 향후 경쟁력이다. 낮은 금리와 비대면 편의성을 갖춘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실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33조3,749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자산 규모 1, 2위인 부산은행(19조2,032억원)과 대구은행(16조3,974억원)을 10조원 이상 앞섰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12조6,731억원)는 경남은행(12조1,441억원)을 토스뱅크(10조458억원)는 광주은행(8조598억원)을 제쳤다. 인터넷은행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데 비해 지방은행은 대출 원금의 1~2%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을 유치하면서 만기 등을 고려해 한 때 연 4%가 넘는 예금을 유치했다”며 “인터넷은행에 비해서도 접근성이 떨러지는 점 등에서 (지방은행 입장에선) 예수금 확보가 절실하기에 현 시점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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