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예대금리차 ‘축소’
지방은행, 자금조달 부담…대출금리 ‘인하폭’ 최소 유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방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5대 시중은행과 반대 행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방식을 취해왔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금리를 내릴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실제 지방은행 5곳의 저원가성예금(LCF·low cost funding)이 1년 전보다 12조원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저원가성예금은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해 은행들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핵심성 예금이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지방은행 5곳(BNK부산·DGB대구·BNK경남·광주·전북은행)의 햇살론·사잇돌 대출과 같은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2.92%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2.83%포인트)보다 약 0.09%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별로는 대구은행의 예대금리차 폭이 가장 크게 확대됐다. 대구은행은 지난 3월 1.81%포인트에서 4월 2.27%포인트로 0.46%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같은 기간 부산은행이 0.22%포인트 확대된 1.48%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북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0.12%포인트, 0.07%포인트 확대된 4.94%포인트, 2.44%포인트로 집계됐다. 반면 광주은행은 예대금리차 폭이 축소됐는데, 3월 3.89%포인트에서 지난달 3.48%포인트로 0.41%포인트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동일조건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1.162%포인트에서 1.15%포인트로 0.012%포인트 축소됐다.
◆ 지방은행, ‘중기·소상공인’ 대출 취급
지방은행들은 중·저신용자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 추세는 예금금리 하락폭이 대출보다 더 큰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실제 지방은행 5곳의 대출금리 평균은 3월 6.38%에서 4월 6.33%로 0.05%포인트 줄었지만 같은 기간 수신금리는 3.55%에서 3.40%로 0.15%포인트 하락해 대출금리 하락폭보다 컸다. 예대금리차 폭이 가장 컸던 대구은행의 경우 대출금리는 전월 보다 0.32%포인트 올랐지만 수신금리는 0.14%포인트 축소됐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팔라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대출금리 인하가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조사대상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저원가성예금은 63조6,0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4%(12조4,888억원) 감소했다.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돼 오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지방은행 입장에선 시중은행과의 예대금리차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처하게 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예대금리차는 매달 예금과 대출의 특성에 따라 확대 또는 축소될 수 있긴 하다”면서 “예를 들어 단기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1년 이상의 중·장기 대출이 전월보다 급증했다면, 대출금리 인하 폭이 축소돼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방은행 입장에선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를 인하하기에 여력이 되질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