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유지와의 협업 실현...정말 크고 값진 경험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과물' 기자간담회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배우 그리고 모더레이터로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괴물'은 오해의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보게끔하다가 이해의 과정을 거쳐 안타까움, 미안함으로 이어지도록 관객 감정선을 건드리는 내러티브 그리고 캐릭터 각자 시점에서 흩어진 퍼즐을 맞춰나가는 천재적인 편집 연출이 특징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 고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 등 영화계 명인들이 함께 만들어낸 마스터피스 작품이다.

먼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오디션을 통해서 만났다. 통상적인 과정을 거쳐 선발했다. 역할을 줘봤는데 이 두 명이 다른 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났고 빛나는 느낌이 달랐다. 이 둘을 뽑는데 내적 고민은 전혀 없었고 오디션 과정에서 인물을 어떻게 만들까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아역 배우 경우 평소 말투 등을 반영해 대본 수정을 했지만, 이번에는 성인 배우와 같은 준비 과정으로 함께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아역 배우들과 리딩이나 리허설을 아주 꼼꼼하게 해나가면서 신을 만들어나갔다"고 두 배우의 타고난 연기 재능을 칭찬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영화의 연출 주안점에 대해 "많은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처음 받은 플롯을 바탕으로 각색 작업을 해나갔다. 처음 받은 건 2019년이니까 이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꼬박 2~3년 정도 걸린 셈"이라며 "각본에서는 강을 배경으로 했지만 영화로 만들면서 호수로 변경했다. 이 마을을 어떤 곳으로 설정할 것인가가 중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처음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과 불이 상징적으로 쓰인다. 그것에도 주안점을 두고 촬영해나갔다. 크게 바뀐 부분도 있는데 클라이맥스 장면 직전에 두 사람이 물에 빠지는 부분은 원래 각본에 없었다. 그렇게 물과 불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신경을 많이 쓰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와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공동작업에 대해 여기서 이야기를 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 중에 정말 존경하는 두 분과의 협업이 실현되어 정말 크고 값진 경험이 됐다"며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과는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제가 편지를 보내드리면 음악이 저에게 오는 식으로 여러차례 편지와 음악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어 나갔고 정말 귀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인물 해석과 감정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호시카와 요리 역 히이라기 히나타 배우는 "평소에 어떻게 연기를 햐야하나 이런 생각보다는 오히려 이 역할은 어떤 사람인가 깊이 생각하고 촬영장에 가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인물이 되어가는 식으로 연기한다. 감독님과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무기노 미나토 역 쿠로카와 소야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제가 찾고 있는 답에 대한 힌트가 될 만한 열쇠를 많이 주셨다. 그래서 그걸 모아 연기 해 나갔다. 감독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인상적인 것은 감정에 대해 생각할 때 통증 같은 신체감각을 느껴보라고 하셨다. 예를 들어 무섭다는 감정을 느낄 때는 너무 무서워 발끝이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손발이 차가워진다거나 그런 느낌을 말씀주셔서 큰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음악교실 장면에 대한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은 "플롯 단계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만약 이런 장면을 내가 직접 각본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각본가님의 플롯을 봤을 때 이 영화는 이 지점을 향해가는 이야기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 장면을 봤을 때 가슴이 뛰었다. 진지하게 말해 그 장면을 찍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느껴졌다"며 "교장선생님을 연기했던 다나카 유코 배우가 촬영 1년 전부터 연습해 직접 소리를 낸 것이다. 쿠로카와 배우도 직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장면과 관련해 "사카모토 류이치 씨에게 편집본을 보여드렸더니 소리가 아주 좋다며, 자신의 음악이 이 소리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내주셨고 무척 기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교실 장면을 보면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가 대사를 많이 쓰는 작가로 알려져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핵심의 전달에는 대사나 말에 의지하지 않고 표현하는 각본을 쓴다. 영화에서 전하고 싶은 부분을 악기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 정말 멋지고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 답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와 자신이 쓴 각본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는 제가 평소에 썼던 각본과는 다른 요소가 꽤 많다. 그 중 하나가 등장인물과 같은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체험하게 해 관객들이 이 영화에 참여하는 기분을 갖게 하는 구조다. 제 방식과 달라 촬영하면서 무척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좋은 의미가 됐든 나쁜 의미가 됐든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는 못된 작가다. 관객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을 계속 넣었다. 오해한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주변인물들처럼 우리도 이 소년들을 뭔가 궁지로 몰아갔었던 쪽에 있었구나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은 정말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답다고 생각했다"며 "기술적으로도 아주 뛰어난 대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색 작업을 하면서 관객에게 감출 부분과 공유할 부분을 생각했다. 원래 각본은 3시간 분량이다. 넣고 뺄 것을 함께 논의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에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가 불러일으키는 공감도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란 그런 것보다 앞서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번 작품에서 그걸 목표로 했던 것 같다"며 "두 사람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공감을 바란다기 보다는 그들이 내버려 두고 가버린 우리 어른들에게 '이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남게 하는 것을 각본가와 제가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점을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 '괴물'은 오는 11월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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