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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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그리고 코미디...데이트 영화 추천작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애 6년, 미친 듯이 사랑했다. 로맨틱한 순간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결혼에 골인. 하지만 이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변호사 정열(강하늘)과 영화 PD 나라(정소민)의 달콤할 것만 같았던 결혼 생활은 파탄으로 종지부를 찍기 직전이다. 

스릴러 영화 같은 결혼 생활을 해온 정열은 괴롭다. 결혼 전에는 삼성장군 출신 장인 앞에서 목숨 걸었었다면, 지금은 모태 금수저에 똘끼 충만한 술고래 아내와 함께 살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백수로 구박받으며 변호사 시험 준비하는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어떻게 수석합격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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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녀 나라 입장에서는 남편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남편이라기보다는 해충. 아무리 때려 잡아도 계속 나타나는 모기 같은 존재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정열의 자격지심과 찌질함 그리고 시어머니 숙정(김선영)의 깐깐한 성화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혼 법정에서도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가 따로 없다. 빨리 끝내고 싶은데 이혼숙려기간을 장장 30일 씩이나 받는다. 그날을 잊지 않으려고 알람도 맞춰놓는다. 하지만 돌연 찾아온 ‘동반기억상실’. 

인생 리셋 상태로 마주한 정열과 나라. 두 사람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 기묘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30일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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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출발은 상큼하다. 막장 드라마 클리셰를 비트는 강하늘과 조민수의 코미디 앙상블은 높은 확률로 폭소를 불러일으킨다. 웃음 스위치는 대사와 연기로 영화 속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누를 때마다 불발은 거의 없다.

파탄에 이른 기억상실증 부부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하나씩 인정하고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이 코미디 영화는 대중성에 방점을 찍었다.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서사에 머무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머 코드는 젊고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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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강하늘과 정소민이 일궈나가는 사랑과 전쟁 그리고 재결합의 과정에서 지루함 제로의 큰 웃음을 준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도 양보 없는 다툼, 몸개그, 예상을 살짝 빗겨나가는 전개 등이 재미를 더한다.

클리셰를 안 따를 듯이 변화구를 던지지만, 이야기의 큰 줄기는 여러 코미디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그래도 너무 뻔하지 않게 잘 변주해 대중성을 확보한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여기에 코믹 로맨스에 특화된 윤경호, 황세인, 송해나, 엄지윤 등 조연들의 감초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욱 살려준다. 

단점은 에너지 넘치고 개성있는 전반부·중반부 텐션을 이어받지 못하는 후반부 전개다. 로맨틱하지만, 코미디 함량이 낮아진 느슨한 후반 서사는 약간 아쉬운 편. 그러나 이를 상쇄하는 발랄한 마무리의 쇼츠 영상들과 마지막 한방 웃음을 선사하는 쿠키 덕분에 깔끔한 끝맺음을 보여준다.

사랑과 전쟁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영화다. 특히 재미있는 데이트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30일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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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0일

주연: 강하늘, 정소민 외

감독: 남대중

제공/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영화사울림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

러닝타임: 119분

관람등급: 12세이상 관람가

개봉 : 2023년 10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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