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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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긴축종료…주식→채권 ‘머니무브’”

“금리 인하기 땐 장기 국채가 유리”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9조2,37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5조992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연초 이후 이달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 한 금액은 20조6,295억원으로, 지난해 개인 전체 순매수 규모(20조6,113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이달엔 채권금리가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가격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10일 3.867%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795%를 기록해 지난 3월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3월 저점과 비교하면 50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시중금리도 상승한다. 시중금리 상승의 의미는 예·적금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살펴보면, 자금의 흐름에 따라 채권 투자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채권가격을 낮춰서 판매해야 한다. 낮은 가격으로 채권에 투자하고 중간에 매도하면서 채권수익률(채권금리) 자체는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될 경우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채권금리 역시 떨어진다. 기본 원리는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채권시장 흐름에 비춰보면, 채권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현 기준금리 수준을 하반기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연내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인데, 채권금리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7월 이후에도 금리 인상을 이어간다면, 한은 금통위 역시 ‘관망모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를 고려해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대응을 위해 채권을 대량 매도한 것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며 채권금리를 밀어 올렸다는 평가다. 최근 새마을금고가 예·적금 인출 등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졌고 반대로 채권금리가 올랐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채권금리가 거의 정점에 도달했고, 앞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채권금리가 내리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권매수 시기를 고려할 때 현 시점의 금리 상승 기조에 편승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의 경우 사실상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반기 이후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6월 소비자물가가 2.7%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에 가깝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을 밑돌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미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당분간 국내 기준금리에 미칠 영향이 낮다는 전제에서다.

◆ “신용도 높은 장기물 중심 매수”

금리 흐름을 고려하면, 장기물 중심의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엔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채권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이자 수익을 쏠쏠히 얻을 수 있는 단기채 인기가 많았다. 반면 올해엔 만기까지 기간이 길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장기채를 선점해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채를 주목하는 이유는 고금리 이자와 매매차익 두 가지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며 “긴축기조가 마무리돼 하반기 금리 상단이 확인된다면 향후 채권가격 상승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권 수익은 이자 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뉜다. 장기채는 만기까지 기간이 길다 보니 가격 변동폭이 큰 편인데,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면 그만큼 큰 매매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채(1년 미만)는 금리 인상 리스크에 대처하기에 유리하다”며 “(예상이 빗나가) 채권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3분기 중 채권금리 급등기에 단기채를 매수해,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모두 얻는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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