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고 ‘공공의 선(善)’ 사회운동을 해왔으나, 이제는 ‘나부터 선(善)’을 찾기 위해 ‘회개와 참회’를 시작한다는 강지원 변호사.ⓒSR타임스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고 ‘공공의 선(善)’ 사회운동을 해왔으나, 이제는 ‘나부터 선(善)’을 찾기 위해 ‘회개와 참회’를 시작한다는 강지원 변호사.ⓒSR타임스

◆ 홍용락 고문이 만난 '시대를 바꾸는 사람들' [20] "돈도 지위도 싫다, 사회적 약자와 동행으로 한 평생" 강지원 변호사

2007년쯤 필자가 당시 경인방송의 설날 특집 드라마 '행복할 수 있다면'(극본 박현주/ 연출 홍용락)을 재능기부로 연출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에는 검사 때부터 ‘청소년 지킴이’로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강지원(74) 변호사가 청소년 문제를 상담해 주는 상담사 역으로 카메오(cameo)로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한국의 청소년 수호천사(?) 변호사로 사회적 지명도가 매우 높은 분이여서, 드라마에 대한 홍보를 고려해 생면부지였던 변호사를 섭외했다. 섭외도 흔쾌하게 응해 주셨고, 그렇게 바쁘신 분이 경기도 구석진 학교 촬영장까지 시간을 내서 오셨다.

 

감사한 마음에 빠듯한 제작비였지만, 차비 조로 조연출을 시켜 현장에서 출연료를 조금 드렸지만, 돌아가시다가 다시 오셔서 돌려주셨다.

 

그때는 금액이 작아서 그런 줄 알고 당황했었다. 그러나 그 후에 이분의 활동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면서, 돈을 돌려준 것은 청소년의 문제를 공론화시켜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촬영팀을 진심으로 격려해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년 가까이 지나는 세월 동안 강지원 변호사는 청소년 문제만이 아니라, 여성 지위 향상 운동, 장애인 자립 운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으로 사회운동을 하고 계실 뿐아니라 이런저런 방송활동도 병행하는 것 같았다.

 

한때는 혼탁한 정치 현실을 정화해 보자는 목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직접 출마(18대)해서 당시는 현실적이 아니지만, 이후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방향의 정책공약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세간에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요즘은 통곡물 먹기 운동 전도사(?)로 활약한다고 하면서, 식사 약속과 함께 인터뷰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가서 뭘 어떻게 먹어야 하나(?) 부터 고민하게 했다.

 

더 큰 고민은, 강 변호사께서 이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출세와 사회적 성공을 스스로 거절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운동을 한 내용을 단순하게 스케치 기사화해야 하느냐? 아니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와 내면의 가치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느냐? 하는 고민으로 사전에 인터뷰칼럼 기획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 이유는 변호사께서 살아오면서 워낙 쟁점이 되는 사회 변화 운동을 주도해, 짧은 지면으로는 다 못 담을 것 같았고, 다른 하나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적 관점을 사회변화의 테마로 잡고 추진해 온 능력이 일반 독자들한테 강 변호사의 가치, 신념, 행동, 지혜 등 광범위한 내면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못할 것 같다는 우려가 앞섰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 세상 성공보다 ‘청소년 수호천사’ ‘장애인지킴이’, ‘여성 지위 향상’, ‘자살 예방’ ‘매니페스트 정치개혁 운동’ 등 사회적 약자 대부로 한 평생

- 검사와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 내려놓고, ‘공공의 선(善)이 아닌, ‘나부터의 선(善)’을 실천하기 위해 ‘회개와 참회의 삶’을 모색한다는 순수성을 간직한 분

-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구성원에서, 사회구조적 문제점(생명 존중, 정치, 통곡물 섭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방위적 사회운동가로 명성

- 어느 자리에서나 청소년 문제 해결 대안이었던 ‘타고난 적성 찾기’를 60대 은퇴자들에게도 지속해 권면하는 태생적 사회운동가

▲‘청소년 지킴이’로 인정받아 왔기에, 2021년 경북 왜관 중학교에서 ‘인성과 상처 사랑하기’ 특강후 학생들과 함께한 강 변호사ⓒSR타임스
▲‘청소년 지킴이’로 인정받아 왔기에, 2021년 경북 왜관 중학교에서 ‘인성과 상처 사랑하기’ 특강후 학생들과 함께한 강 변호사ⓒSR타임스

Q.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영란 전 대법관 남편이신 강지원 변호사님, 사모님 못지않게 그동안 하신 일들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변화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혹시 변호사님 스스로 본인의 정체성을 정리하는 이미지 개념이 있습니까?

== (허허 예의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선한 웃음과 표정을 짓는다.) 나는 요즈음 ‘회개’와 ‘참회’의 시간을 가집니다.

 

Q. 무슨 말씀인지요? 종교에 심취하고 계시는가요? 아니면 도(?) 닦고 계십니까?

== 아닙니다. 내가 칠십 년을 넘게 살다 보니 이제 철이 좀 들어야겠다. 그동안 너무 철없이 살았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동안 많이 활동해 왔던 사회적 지위나, 감투, 언론 출연하는 것 등을 이제는 멀리하고 차분히 내 자신의 삶을 살아 보려고 합니다.

내가 이름 붙이기는 ‘선(善)인의 삶’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한 구도자처럼 산다는 것은 아닙니다. 나 스스로 돌팔이 철학자(?) 흉내 내는 것이 아닌가 하고 혼자 피식 웃기도 합니다.

 

Q. ‘선(善)인의 삶’ 이 용어 자체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무슨 의미죠?

== 내가 생각하는 ‘선인의 삶’은 선은 착하고, 인자하고, 올바르고, 좋다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악(惡)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것으로 중간에 타협적으로 실천할 방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세속적인 활동을 깨끗이 끊음으로써, 나의 내면에 남아 있는 모든 욕망과 욕심도 1차로 비우려 합니다.

그래서 내가 홍 선생의 인터뷰도 일차 거절했던 것입니다.

▲ 2016년 부인 김영란 전 대법관과 멕시코 빈민가 노력 봉사 후 현지 주민들과 함께한. 강 변호사ⓒSR타임스
▲ 2016년 부인 김영란 전 대법관과 멕시코 빈민가 노력 봉사 후 현지 주민들과 함께한. 강 변호사ⓒSR타임스

Q. 좀 어렵습니다. ‘선인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그동안 왕성하게 활동해 오신 것을 거두고 뒤로 물러나는 수순이 아니냐는 섣부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분명한 것은 지금 일흔이 넘은 물리적 나이라고 사회활동을 안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돈, 권력, 지위, 명성, 유명세, 인기, 매스컴 출연 등이 나의 탐욕의 소산이었지 않나 하고 회개하고 참회하는 것을 먼저 해 본다는 것입니다.

인생사는 누구든지 탐욕이 심하면 뒤 끝이 좋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이 나이가 되면서 이제 깨달아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의 분주한 일상적인 활동보다 ‘거듭나는 삶’ ‘선의 삶’을 스스로 배우고, 따르며 나아가서 모범을 보이면서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 혼자 단절되어 동떨어진 환경에서 도 닦듯이 살아간다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지금도 사회봉사 할 일이 있으면 사회나 다른 사람들과 공생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나의 탐욕과 관련된 일을 이제는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요즘 회개와 참회의 결과를 내용으로 정리해 (가칭, ‘회개와 탐욕의 결과 십계명’) 책을 내 보려고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아직은 비밀이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오랫동안 이 책을 준비해 오면서 나도 많은 성장과 깨달음을 겪고 있습니다.

언제 출간될지 구체적인 계획은 잡지 않았지만, 기대해 보시죠. 책이 출간되면 그때는 좀 더 원숙한 나를 만나기를 나 자신도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그분들께 이 책이 나오면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Q. 저도 또한 기대해 보겠습니다. 변호사님은 검사 시절부터 청소년문제와 여성 인권 향상, 장애인 지위 찾기 등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봉사를 앞서 실행하고, 그 분야 전문가로서 우리사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렇게 사회에서 필요한 문제를 이슈로 착안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으신가요?

== 나를 주변에서 엉뚱할 수 있는 것을 불식시킬 수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해 줘서 고맙습니다.

나를 잘 모르는 분 중에는 어떤 이들은 검사와 변호사같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위를 가졌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문제를 제기해서 사람들의 이목에 집중 시키려 했다고 오해를 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제가 좋은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나의 출세를 위해 사회적 약자 문제를 파고들었다고 하는 분들도 혹시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의 노력 및 지원은 남들보다 앞선 사회적 책임감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나는 성장기에 좋은 교육받을 수 있는 제반 여건이 좋았고,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검사로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소위 조직에서 출세(?)하려면 그 당시 청소년과 여성 및 장애인에 관한 일을 해서는 개인적인 지위를 빨리 높일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치와 경제 관련 부서로 가서 근무해야 검사조직이나 사회에서 성공을 빨리할 수 있었겠죠. 그것은 그때 상황을 잘 모르고 말하는 분들이 분명하게 오해하고 계시는 부분입니다.

▲2021년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섭취해서 국민들 건강을 지키자고 방송하는 강 변호사.ⓒSR타임스
▲2021년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섭취해서 국민들 건강을 지키자고 방송하는 강 변호사.ⓒSR타임스

Q.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 분야에 대해 사회적으로 변화를 끌어내는 사회적 약자 전문가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나요?

== 우선 행정고시를 거쳐 사법고시 합격 후 검사가 되어 만나는 사람들은 범법자들이 전부잖습니까!

검사와 변호사 등의 법조인이 우리 사회에서 희소성도 있고, 또 일반인들보다 세상 살아가는 법률적 지식도 많아서 겉보기는 부럽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일 만나고 대해야 하는 사람들이 죄명으로 보면 살인, 강도, 사기, 폭력 등등을 저지르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에 내가 이들과 만나면서, 이해가 잘 안되는 의문 사항 하나가 줄곧 있었습니다.

그들 개인적으로 보면 겉보기에는 다들 잘 생기고 멀쩡한(?) 사람들인데, 왜 비행을 저지르고 나쁜 사람들로 낙인이 찍혔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과 상담하면서 이들의 범죄를 밝혀내서 처벌하는 검사 본령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까? 하는 과정 및 방법 등이 나의 주된 관심 사항이었습니다.

만남과 상담을 하면서, 별도로 심리학, 정신분석학도 공부도 해 가면서 이들과 진지하게 만남을 가졌죠.

돌이켜보면, 내가 일반적으로 냉정하고 드라이(무미건조)하다는 법조인의 적성에는 맞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당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은 정성을 다해 상담을 한 결과 사회로 정상적으로 복귀시킬 수 있어서 보람이 컸습니다.

또, 청소년 범죄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성매매와 성폭력 등에 관련된 여성들의 열악한 사회적 지위에도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범죄인 중에 장애인들의 문제는 단순히 사무적 처리만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일반사회의 장애인 문제로 관심 영역을 확대할 수가 있었습니다.

 

Q. 법조인 적성이 아니어서, 법리만으로 사무처리를 하지 않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그들을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졌다는 말씀이 많이 와 닿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감싸지는 않았겠죠?

== 그럴 리가 있나요. 그들을 진심으로 또 깊게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내가 관련 공부를 해 가면서 정확하게 일 처리했다는 것이죠.

그때부터 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내가 봉사하는 기준이 분명히 세워져 있습니다. ‘공공의 선(善)’이 나의 기준입니다.

범죄인도 불가피한 상황이거나 생활 여건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보편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가치와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법 집행을 행위에 대한 법 적용만을 앞세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공공의 선(善)’에 맞는 지원 대상자나 지원 할 것이 있으면, 나는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지원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헌으로 2022년 4.19 주역들의 모임인 ‘(사)4월회’로부터 ‘4.19 문화상’을 수상했다.ⓒSR타임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헌으로 2022년 4.19 주역들의 모임인 ‘(사)4월회’로부터 ‘4.19 문화상’을 수상했다.ⓒSR타임스

Q. 앞에서 얘기한 적성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 볼까요? 변호사님이 환갑을 맞으면서, 법조인이 적성에 맞지 않아 변호사 사무실을 없앴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맞는 말인가요?

== 그때 마음먹고 사무실을 정리 했습니다. 내가 법조인 적성이 아니라는 것은 그 전부터 내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법조인의 위치는 우리 사회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이 여러모로 인정받는 직업군(群)입니다.

나도 그런 과분한(?) 인정과 대우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봉사자로서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나는 어느 때부터 사회에 도움을 준다고, 적성이 안 맞는 일을 하면서도, 변호사 지위를 앞세워 돈벌이에 연연하면서까지 사회적 약자 봉사를 하는 것을 내심 탐탁지 않게 생각 해오던 터였습니다.

환갑을 맞는 그때, 적성에 잘 맞지도 않는 법조인 지위를 내려놓고 진심으로 사회봉사에 뛰어드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여러 고민과 갈등 과정을 거치면서, 출세하고 돈 많이 버는 삶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적성에 맞아 잘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행복한 삶이고 선한 삶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할까요.

그때 결심이 돌이켜보면 순수하게 이웃과 사회 공동 구성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한 용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덧붙이면, 이렇게 하는 길이 나와 사회공동체에 대한 참다운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Q.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가치 있다는 신념은 사실 청소년 지킴이 운동 때도 청소년들에게 강조하던 가치였다면서요? 요즈음은 은퇴한 세대들에게도 적성 찾아 새롭게 인생을 개척하기를 적극적으로 권면하고 있다면서요?

== 내가 한 청소년운동의 주된 테마가 ‘타고난 적성 찾기 운동’입니다.

청소년들의 적성 찾기 캠프를 전국 곳곳에 열었고, 해외에까지 확대하면서까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대화와 강연을 통해 강조해 왔습니다.

‘청소년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겹치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적성이다’라고 하면서, 이 적성에 맞는 공부, 적성에 맞는 미래가 여러분의 행복을 담보해 줄 수 있다고 강조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많은 청소년은 자기 적성을 발견하고, 그 길로 자기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도 교육현장에서 주입식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적성 위주의 교육으로 전환하는데 내 나름대로 기여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60대 은퇴자들에게도 지금부터 새롭게 적성을 찾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를 권면합니다.

은퇴자들은 은퇴 후에도 한평생 살아온 일에 연연하고, 거기서 삶의 활로를 찾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마음입니다.

한 번만 돌려서 생각해 보면,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가족에 대한 책임이라든지 아니면 다른 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또 이제까지 하던 일에서 자기의 길을 찾으려 하면 행복이 있겠습니까?또다시 자기만족도 안 되는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해보면 60대 은퇴 후에는 본인 적성을 찾아 보람과 행복을 찾으면서 주변의 사회구성원들과 잘 살아가는 것도 늦은 것이 아닙니다.

▲‘따로 또 함께’ 정신으로 가정의 선(善)과 부부간에 서로 협조 정신을 실천한다는 김영란 전 대법관과 강지원 변호사 부부ⓒSR타임스
▲‘따로 또 함께’ 정신으로 가정의 선(善)과 부부간에 서로 협조 정신을 실천한다는 김영란 전 대법관과 강지원 변호사 부부ⓒSR타임스

Q.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살아라.”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님 자신도 그동안 현실정치에 맞는 적성을 가졌다는 것을 간과하고 계시지는 않았는지요? 18대 대선에 출마한 적도 있으시고, 대학도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정치를 전공하지 않으셨나요?

== (허허허, 어떻게 그렇게 잘 꿰맞추십니까?) 그런데 그건 절대 아닙니다. 내가 대통령 선거에 나선 것은 떨어지려고 출마한 것입니다.

그전에 약 7년 전부터 정치권이 정당 간에 정파적 이익을 위해 싸움만 하지 말고 정책대결로 경쟁하는 것을 유도해 보려는 매니페스트 운동(manifest 운동: 표를 주기 전에 선거공약을 우선 검증)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때만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바뀔 기미가 없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래서 내가 정치는 정책대결이 우선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혀 당선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모범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선거에 나서서 유세차 하나도 마련하지 않았고, 플래카드 한 장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오직 후보자에게 주어진 방송 시간에 나가 정책 중심 선거개혁 운동에 앞장서기 위해 정책만 제시했었습니다.

내가 그때 강조한 정책 중의 하나는 대통령 중심제 폐단을 줄이기 위해, 대통령은 정당 소속을 떠나고, 대통령비서실 폐지 후 장관들이 책임지는 책임장관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제안은 지금은 다반사로 나오는 정책이지만, 그 당시는 혁신적인 제안이었습니다.

내가 대통령직과 같은 권력을 탐했다면, 그 이후에 우리 부부(김영란 전 대법관)가 각 언론사와 정치권에 공개적으로 우리 부부는 국무총리 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하마평에도 넣지 말라고 공개 입장문을 발표했겠습니까?

국무총리만 해도 얼마나 큰 권력입니까? 내가 권력을 탐했으면 국무총리만 해도 내가 변화하고 싶은 것 거의 다 변화시킬 수 있는 자리입니다.

내가 권력을 욕심내서 대통령 출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이제는 믿어집니까?

 

Q. 참...부인이신 김영란 전 대법관도 이 기획 인터뷰 칼럼에 별도로 모셔야 할 분입니다. 소위 ‘김영란법’을 제안한 분으로, 그 법이 2016년 시행으로 우리 사회의 공직자 자세에 큰 획을 긋는 변화를 가져온 분 아닙니까?

== (홍 선생도 처음 만나 인사할 때 나보다 집사람 안부부터 먼저 물었습니다.)

집사람이 유명해져서 요즈음은 김영란 전 대법관 남편 강지원으로 내가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그 법을 제안해서 일부 농업, 화훼 사업 등을 하는 분들한테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그 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가는 토대가 되었다는 평가가 더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가끔 둘이 있을 때 집사람은 욕을 많이 먹어서 오래 살 것 같다고 농담도 주고받습니다. 나도 집사람이 그 같은 제안을 상의할 때 적극 추천한 입장에서 좋은 현상이기 때문에 큰 불만이 없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집사람도 대법관 끝나고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금전적인 이득을 볼 수도 있었는데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택하는 것을 보면서 세속적인 가치는 벗어나는 것 같아 만족합니다.

집사람이건, 여느 부부건, 내가 항상 주장하는 것처럼 부부 사이는 ‘따로 또 함께’라는 생각으로 살면 여권 신장도 자연스럽게 되고 남녀평등도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로 또 함께’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내가 항상 하는 말입니다. 어려운 얘기 아닙니다.

부부 사이는 서로의 역할이 다를 수 있다. 각자 역할을 따로 하면서 서로가 하는 일에 필요하면 상대 쪽에서 도와줌으로써 서로 간에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부부도 그렇게 살지만,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많은 부부가 그렇게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게 부부간에 불화 없이 잘 살 수 있는 평범한 진리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 종로평생교육원에서 강연하면서도, 60대 은퇴자들에게는 이제라도 자기 ‘적성’을 찾기를 꼭 권면하는 강 변호사ⓒSR타임스
▲얼마 전 종로평생교육원에서 강연하면서도, 60대 은퇴자들에게는 이제라도 자기 ‘적성’을 찾기를 꼭 권면하는 강 변호사ⓒSR타임스

Q. 얘기를 듣다 보니, 변호사님의 잠깐의 정치활동도 평소 생각하는 ‘공동의 선’과 ‘정의’라는 신념을 이루고자 하는 사회운동가 관점에서 시작하신 것 같습니다.

== 제가 사회적 약자와 같이 살아 온 과정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젊은 시절의 나의 사회변화 운동은 공적(公的)인 지위도 있었기 때문이지만,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에게 마음먹고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청소년과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 및 장애인 등의 구성원들이 주된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사회적 지위로부터 자유스러워진 후부터는(환갑), 나의 사회적 변화의 관심은 그 대상이 자연스럽게 사회의 구조적 환경으로 옮겨졌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정치 상황으로부터 사회와 많은 국민들이 직, 간접 피해를 보는 것을 보다 못해 내가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 같이 대통령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하려면 이렇게 정책선거를 해야 하는 것이 유권자인 국민의 요구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섰습니다.

매니페스토 정치개혁 운동을 실현하기 위해 떨어지는 것이 기정사실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국민이 원하고 법에 나와 있는 선거운동의 원칙을 지켰습니다.

나의 이러한 현실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고 ‘돈키호테’니 ‘또라이’니 하는 사람도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시선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사회적 성공이나 출세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달란트(영어 : talent. 재능, 적성 뜻)를 찾아 사랑과 정의가 일체가 될 때 도달할 수 있다는 ‘선(善)의 가치’에 도달해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지금 이 말을 하면서도 내가 생각해도 돈키호테형 사회운동가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허허허)

 

Q, 같은 맥락에서, 몇 년 전부터는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을 위한 사회운동가에서 난데없이 ‘통곡물 전도사’가 되어 우리 식탁의 주식(主食)혁명을 제안하고 계십니다. 이런 변화는 무슨 이유인가요?

== ‘통곡물 전도사’란 소리를 듣는 것도, 당선이 목표가 아닌 선거에 나섰던 것처럼 사회 구조적 환경에 대한 관심이 앞섰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5, 6년 전 우연한 기회에 건강에 관한 잡지에서 매월 건강전문가를 초청해 대담하고 기사화하는 인터뷰어(회견자. Interviwer)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전문가들이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흰밥과 흰 밀가루를 현미와 통밀 같은 통곡물로 바꾸지 않으면 전체 국민들이 건강 대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와 선진 주요 국가들 및 건강과 의료에 관한 많은 국제기구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이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 했습니다.

통곡물 밥과 통곡물빵의 섭생은 이미 세계적으로 상식에 해당하는 진리임에도, 유독 대한민국 국민들만 보편적 진리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우리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찬이 육식이냐? 채식이냐? 구분하는 것은 의미도 없는 문제이고, 술과 담배를 하느냐 마느냐도 통곡물을 주식으로 해서 건강을 찾는 데는 큰 연관이 없다 했습니다.

제가 이 보편적 상식을 알고 일 년 동안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섭생을 한 결과 무려 13kg 몸무게를 감량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체험도 하고 책을 보면서 조금 더 공부해서 책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주식(主食)혁명. 2020년. 강지원 저)

이후에 내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만나는 사람마다 국민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드시라고 권하고 강연도 하고 다닙니다.

통곡물을 먹는 것이 나하고 금전이나 지위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우리 사회구성원들에게 권해드리는 것이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공공의 선’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운동이 아니겠습니까?

▲이제부터는 ‘선인(善人)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활동 분야와 대표 직함을 내려놓고 준비해 함을 강조하는 강 변호사와 대담하고 있는 홍용락 고문(사진 오른쪽)ⓒSR타임스
▲이제부터는 ‘선인(善人)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활동 분야와 대표 직함을 내려놓고 준비해 함을 강조하는 강 변호사와 대담하고 있는 홍용락 고문(사진 오른쪽)ⓒSR타임스

Q. 지금은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변화를 위해서 사회운동가로서 역할을 한다는 말씀이 그 말이군요?

==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법조인 출신인 내가 뜬금없이 ‘통곡물 전도사’라니...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원 돈키호테가 따로 없구나” 비아냥거릴 수도 있습니다.

자~ 내 얘기를 한번 진지하게 들어 보시죠?

앞에서 내가 환갑 지나면서 변호사 일도 접고 모든 사회적 지위를 내려놓은 것은, 주변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없다는 것은, 특정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을 지원하고 봉사할 수가 없는 불리한 여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한 지위가 없이 내 마음만 가지고 봉사하는 것은 봉사의 깊이는 있을지 몰라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이유가 내가 사회구조적 문제점이 있는 대상을 찾아 진심으로 봉사할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대상의 하나가 통곡물을 주식으로 섭취하는 운동(?)이었고, 내가 직접 체험도 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전체 국민들한테 권해보고 싶었습니다.

 

Q. 변호사님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체험했습니까? 혹시, 건강을 강조하는 의사 출신이 아니면서 이렇게 강조하는 또 다른 뜻이 있습니까?

== 사람들은 통곡물을 주식(主食)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막연히 좋을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나는 2014년 모 방송국 5시 뉴스 시간에 ‘코멘터리 터’(해설자)로 8개월 고정 출연하면서 체험했습니다.

당시 불규칙한 식사로 20kg 가까운 체중 증가가 된 내가 통곡물 주식(主食)을 통해서 감량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 혼자 잘살기 위해서는 너무 아까운 것이라는 깨달음도 있었고요. 마침 그때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세계인이 아는 상식을 우리 국민만 모른다고 설파(?)까지 했습니다.

지금도 통곡물 주식(主食)에 관심 있는 곳에서 부르면 사회적 봉사의 자세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강연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통곡물 섭취에 대해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곁들여 개인적으로도 깨닫는게 많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칠십 대에 들어서 그동안 오욕칠정(五慾七情)에 맡겨진 욕심에 대해 ‘참회와 회개’의 시간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신적으로는 정리의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육체적으로도 통곡물 주식(主食) 섭생으로 장(腸) 청소, 혈관과 혈액 정화가 이루어지는 엄청난 건강의 변화도 겪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체적 변화를 통해 정신적인 참회와 회개의 깨달음도 깊게 끌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육( 靈肉)의 조화’가 되면 정신세계에 대한 가치와 신념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직도 나는 에너지가 충만한 편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주저앉고 물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자신의 정신세계도 ‘선(善)과 정의’를 목표로 채워나가고, 육체도 건강하게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후에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사회구성원들에게 나의 경험과 가치를 어떤 식으로든지 공유하고 살고 싶습니다.

이런 나에게 집사람인 김영란 전 대법관은 편한 말로 개똥 철학자(?) 다 되어 간다고 놀립니다. 나는 그것도 즐거운 반응이어서 만족합니다.

▲ⓒ홍용락 논설고문
▲ⓒ홍용락 논설고문

(인터뷰하면서 강지원 변호사님은 참 편안한 분이고, 어질고 따뜻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하회탈 함박웃음이, 이분한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웃음이어서, 앞에 앉아 있는 내가 한없이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변호사님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쌓아 오신 명성이 본인이 굳이 의도적으로 추구하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는 아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서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다가, 본인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열심히 찾아서 해주다 보니까 상대와 공감대가 증폭되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는 사회적으로 지위와 금전적 성공은 태생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추구하지 않았고, 자신에게 맞는 인생과 생활 방식을 끊임없이 찾아왔고, 찾는 분입니다.

이 차이가 그렇게 못 사는 대다수 범인에게 시사해 주는 지점이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존경받아야 할 대목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이 요즈음 추구하고 있는 ‘회개와 참회’의 십계명이 더욱 궁금해지고, 출판과 새로운 활동의 장(場)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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