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팬들을 위한 아름다운 피날레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인디아나 존스'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손을 맞잡고 만들어낸 '레이더스'(1981)를 시작으로 이 위대한 시리즈의 전설은 시작됐다. 이후 ‘인디아나 존스와 미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로 이어지며 시대를 관통하여 수많은 영화, 게임, 소설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끼쳤다.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이후 15년 만에 5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 이번 영화는 올해 80세인 해리슨 포드 배우가 공식적으로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하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이번 편은 해리슨 포드는 물론, 총괄 프로듀서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감독 존 윌리엄스 등 오리지널 레전드 멤버들이 뭉쳤다. 아울러 연출은 ‘포드 V 페라리’, ‘로건’으로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어온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맡아 기대를 더 했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 친구와 저는 역사를 보존하려고 해요”

나치 장교에게 목숨을 위협당하는 인디아나 존스의 절친 고고학 교수 바질 쇼(토비 존스)는 겁에 질려 절박한 표정으로 말한다.  

제3제국 히틀러 총통의 거대한 야망이 빛을 잃어가던 2차대전 말, 인디아나 존스는 바질 쇼와 함께 나치 요새에 잠입했다. 유럽 등 점령지 전역에서 미술품을 약탈하던 나치의 손에 들어간  ‘롱기누스의 창’(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알려진 유물)을 빼앗기 위해서다.

하지만 목적과는 다르게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로 불리는 오파츠(시대와 맞지 않는 고대유물) ‘안티키테라’를 발견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의 단초가 된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간은 흐르고 흘러 1969년,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이웃의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리고 아내 메리언에게 별거를 통보받은 독거노인 신세.

젊은 시절에는 강의실 안에서조차 여학생들의 유혹을 받았지만, 이제 그의 따분한 고고학 강의는 관심 밖이다. 학생들은 오직 달을 밟고 온 아폴로 13호 우주비행사들의 퍼레이드에 관심이 쏠려있을 뿐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교수직 퇴임 선물로 받은 의미 없어 보이는 탁상시계 따위는 누군가에게 던져주고 술집에 들어선다. 

하지만 그곳에서 안티키테라의 행방을 묻는 바질 쇼의 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를 만나면서 사건에 휘말려 들기 시작한다.  인디아나 존스는 안티키테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대녀 헬레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헬레나는 아버지 바질 쇼가 안티키테라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았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함에도 부와 명예를 위해 유물의 행방을 찾고 있었던 것.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때 미국 정부에 협조하고 있던 물리학자 위르겐 폴러 박사(매즈 미켈슨) 일당이 그들 앞에 등장한다. 인디아나 존스의 오랜 숙적이자 나치 잔당인 위르겐 폴러 역시 안티키테라에 감취진 비밀을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인디아나 존스는 영문도 모른 채 돈만 아는 사기꾼같은 대녀에게 속고, 나치 잔당에게 쫓기며 누명까지 쓰게 된다. 평온한 여생을 남겨둔 은퇴 교수에서 한순간에 세상 억울한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것. 결국 그는 전 세계를 워험에 빠트릴 엄청난 비밀이 감춰진 안티키테라의 나머지 반쪽을 찾아 전 세계를 떠도는 위험천만한 모험의 여정에 휘말려 든다.

시작부터 펼쳐지는 카체이싱, 기차 위 액션 등은 80년대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CG로 구현된 젊은 해리슨 포드의 얼굴도 반갑다. 언제나 모험의 여정을 함께한 존 윌리엄스의 테마 OST는 가슴을 뛰게 한다. 전반부 20분 액션 시퀀스만으로도 이번 5편은 올드팬들의 감성을 만족시켜준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바디 더블 촬영이 많아 직접 액션 연기를 하려고 했던 해리슨 포드 본인은 화까지 냈다고 밝혔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5편까지 직접 출연해 피날레를 장식한 그의 노익장이 대단할 뿐이다.  모로코부터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등 전 세계를 모험 무대로 삼는 인디아나 존스의 활약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마법과 과학의 경계가 없었던 시대의 정신을 존중하는 인디아나 존스는 약탈과 파괴를 일삼는 여느 툼레이더와는 다른 학자이자 모험가. 그런 정체성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빛을 발하며 공중전, 수중전, 던전 외에도 도심 지하철 액션을 펼쳐 보인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단점도 있다. 인디아나 존스에 대한 존중과 아름다운 퇴장에 대한 설계는 잘 구축되어 있지만, 그의 목숨을 위협하는 악당들의 위압감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라 서스펜스나 스릴의 강도가 떨어지는 편.

헬레나는 인디아나 존스의 사이드 킥 역할을 넘어서 투톱 메인 캐릭터 역할을 해낸다 . 이로 인해 인디아나 존스의 지분이 줄어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완벽한 세대교체를 원했다면 이번 5편에서는 전 세대가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고, 무한한 존경을 담는 것에 집중해야했다. 뒤를 이어 새로운 시리즈를 제작할 것이 아니라면 팬들에게는 과도한 설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풍부한 액션으로 무장한 스펙터클 어드벤처 영화로서의 본질에 충실하다. 아울러 우리가 몰랐던 인디아나 존스의 인생까지 녹여넣으며, 장대한 시리즈의 멋진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또한 이번 5편에서는 전편들의 오마주를 담아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랜 팬들에게는 이번 작품이 페도라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는 해리슨 포드=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모습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목: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원제: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해리슨 포드, 피비 월러-브리지, 안토니오 반데라스, 존 라이스 데이비스, 쇼넷 르네 윌슨, 토비 존스, 보이드 홀브룩, 에단 이시도르 그리고 매즈 미켈슨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4분

개봉: 2023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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