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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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확보 위한 출혈경쟁에 수익성 악화 우려도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올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률은 72.0%를 기록하며 전년(69.5%) 대비 2.5% 증가했으며, 현재 약 1조원으로 평가받는 OTT 시장 규모는 2025년 2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통신 3사가 OTT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국내 OTT 시장 점유율(지난해 9월 기준)은 넷플릭스가 38.2%로 선두를 수성했다. 이어 SK텔레콤의 웨이브가 14.4%로 2위, CJ ENM의 티빙이 13.1%로 3위에 위치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티빙과 KT의 시즌이 합병됐다. 이에 따라 티빙·시즌(이하 티빙)의 점유율은 합병을 통해 18%까지 상승하며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1위 OTT 플랫폼 사업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KT는 국내 1위 플랫폼이 된 티빙을 중심으로 OTT 시장 점유율을 선점할 계획이다. SKT의 웨이브는 글로벌 진출·독점 콘텐츠 확보를 통해 티빙을 추격한다. LG유플러스는 특정 계층을 노린 플랫폼을 중심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OTT 산업을 성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다만, OTT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출혈경쟁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해 1~3분기 티빙·웨이브는 이용자수 증가에도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금액 확대로 1,600억원(티빙·웨이브 합산)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독자적인 콘텐츠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OTT 기업들도 단독 콘텐츠 제작·확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는 콘텐츠가 확보돼야 이용자를 모을 수 있다"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선보이는 곳들은 자생을 할 수 있지만 콘텐츠가 확보되지 않은 OTT 플랫폼들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KT, 미디어 플랫폼 간 시너지 창출 기대

지난달 1일 KT의 시즌은 CJ ENM의 티빙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합병됐다. 업계에서는 티빙이 올해 국내 OTT 1위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업계는 KT가 이번 합병을 통해 OTT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통 및 채널 역량을 입증한 KT스튜디오는 경쟁력이 뒤쳐진 OTT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며 "가입자 정체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던 CJ ENM은 합병을 계기로 가입자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KT 미디어 플랫폼 간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KT는 채널ENA·밀리의 서재·지니뮤직 등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디어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KT는 콘텐츠를 확보한 후 그룹 전체 플랫폼으로 공유하는 것을 통해 미디어 사업들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KT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콘텐츠를 CJ와 연계를 통해 티빙에서 반영하는 등 티빙을 활용해 동반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1위 뺏긴 SK텔레콤, 글로벌 진출·독점 콘텐츠로 '추격'

플랫폼 합병으로 인해 국내 OTT 점유율 2위 자리를 뺏기게 된 웨이브는 글로벌 진출과 독점 콘텐츠 확보로 티빙을 추격한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MBC·SBS)의 콘텐츠를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의 콘텐츠 이외에도 독자적인 콘텐츠를 확보해 이용자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선, 웨이브는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중이다. 지난해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미주지역 30개국의 국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코코와(KOCOWA)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 의사를 공공히 했다. 코코와는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의 자막과 더빙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웨이브는 ▲구글 TV ▲아마존 프라임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독점 콘텐츠를 차지하기 위한 투자도 늘려갈 방침이다. 지상파 3사들의 콘텐츠외에도 독점 콘텐츠의 비중을 늘려가며 이용자 수 확보에 힘쓴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 확보를 위해 1조원의 투자금액을 사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단독 콘텐츠 '청춘 블라썸', '약한 영웅' 등 단독 콘텐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코코아의 역량과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바탕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지상파 3사와의 협업을 유지하면서도 독점성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LG유플러스, 아동 전용 플랫폼으로 OTT 강화

KT와 SK텔레콤의 OTT 출혈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플랫폼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LG유플러스는 왓챠를 인수하며 OTT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였지만 재무투자자(FI)의 반발과 4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상환 등의 이유로 인수가 불발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사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보다는 특정 대상을 위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IPTV 기반의 유아 미디어 플랫폼 'U+아이들나라'를 OTT로 전환한다고 밝히며 플랫폼명을 '아이들나라'로 바꿨다. 또 국내외 가입자 수를 10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들나라는 2017년 LG유플러스의 IPTV 부가서비스로 출시됐다. 당시 아이들나라는 국내에서 유일한 영유아 교육 콘텐츠였는데 LG유플러스 IPTV의 가입자 증가를 견인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 2021년 기준 누적 사용자 5,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1위 영유아 미디어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OTT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 나라 이외에도 케이팝 팬들을 대상으로 한 OTT 플랫폼 아이돌 플러스 사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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