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다음 인물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다음 인물

- 구본성·구미현 연대 임시 주총 요구…이사진 48명 선임 추진

- 3개월 내 주총 열릴 가능성 높아…아워홈 “엄중대응 하겠다”

- 구 부회장, 구미현 설득 또는 구 전 부회장과 공동경영 협상 전망 나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아워홈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이 재점화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에서 물러나겠다 발표한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구미현씨와 연합해 아워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임시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의 기존 이사회 인원을 줄이고 기존 인원보다 많은 신규 이사를 선임하려는 게 경영권 복귀를 위한 시도로 읽히는 이유다. 구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관건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서 이긴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앞서 구 전 부회장은 ▲이사 보수한도 사용 초과 및 증액 논란 ▲정기주총 개최 관련 법 정관 무시 논란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등의 이유로 지난해 부회장에서 해임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난 21일 임시주총 소집을 회사에 요청했다. 구미현씨와 합산 보유 지분 58.62%를 동반 매각해 합리적인 매각과정을 이끌어내겠다는 목적이다. 이 경우 아워홈 오너가 남매의 보유 지분은 40%대로 줄어들게 된다.

아워홈 지분은 98% 이상이 아워홈 창립자인 구자학 회장의 자녀인 1남 3녀 남매가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 지분구조는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 19.60% ▲삼녀 구지은 부회장 20.67% ▲기타 1.89% 구성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안건은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를 포함한 48명의 새 이사 선임과 1,000억원 상당의 배당금 지급이다. 또 신규 이사 48명을 선임하고 기존 구 부회장이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는 안건도 상정할 방침이다. 

구 전 부회장은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후 기업가치 파악을 위한 실사가 필요해 협조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이 협조하지 않아 경영진 구성을 위한 주총소집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워홈은 이같은 구 전 부회장의 주장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워홈은 입장문을 통해 "구 전 부회장 측이 원활한 매각을 이유로 임시 주총 소집과 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관련 실사 진행을 위해 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에 주주 2인의 위임장 또는 매각 전속 계약서 등 기초 자료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 전 회장 측이 요청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관련 없는 내용의 공문만 발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분 매각에 적극 협조하고자 하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워홈은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 후 아워홈 직원은 절치부심해 1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구 전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000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회사는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구 전 부회장이 지난해 개최된 이사회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고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최근 상반되는 행보로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데 대해서도 엄중 대처할 방침이라고 했다.

다만, 임시주총의 개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구 전 부회장 측이 임시주총 소집 청구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앞으로 3개월 내에 주총이 열릴 가능성도 높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 측이) 연초와 전주 초까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였던 것과 달리 지난주말 갑자기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했다”며 “입장을 갑작스레 바꿨고 주총소집 요청과 이사진 개편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경영 복귀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전에 가급적이면 법원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양 측에서 합의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재계에선 구 부회장이 남은 기간 구미현씨를 설득하거나 구 전 부회장과 공동경영 등 협상을 이끌어내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을 추진하는 이유가 매각추진인지, 경영복귀를 위한 시도인지 속내를 알 수 없겠지만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 전 부회장의 의도대로 된다면 결국 표싸움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거 재벌들의 경영권 다툼 사례를 보면 경영권 방어에 유의미한 다른 주주가 있는 경우, 다른 주주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구지은 대표는 앞으로 3개월 가량 남은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주총 개최 전까지 달리 택할 방법이 없어 구미현씨를 설득하거나 회유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통해 더 좋은 경영이나 지분구조를 유도하는 측면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권 짝짓기를 시작하면 대주주간 담합과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이 되는 사례가 많았고, 결국 회사 전체의 불이익으로 돌아가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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