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문화] 최진영 감독 “독립영화의 우울한 캐릭터들 벗어나고 싶었다”…’태어나길 잘했어’ 기자간담회

- 강진아 “춘희가 살았던 전주 ‘철봉집’ 다락방 잊을 수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최진영 감독의 데뷔작 ‘태어나길 잘했어’가 지난 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진영 감독과 배우 강진아, 박혜진, 홍상표가 참석했다.

최진영 감독은 ‘태어나길 잘했어’에 대해 “어느 날 낮잠을 자는데, 꿈에서 벼락을 맞았고 내 자아가 남자와 여자로 분리되어 서로 사랑에 빠졌다.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는 느낌이라 좀 더 서사를 단단하게 만들어서 영화로 풀어내고 싶었다. 2017년부터 쭉 준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춘희’의 과거와 현재를 각각 연기한 박혜진 배우와 강진아 배우는 함께 같은 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처음 박혜진 배우를 만났을 때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 시시콜콜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말투를 일부러 맞추지 않았음에도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맞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 춘희를 맡은 박혜진 배우는 “과거의 춘희와 현재의 춘희가 비슷한 대사를 할 때가 많았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강진아 배우와 내가 정말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진아 배우가 춘희와 꼭 닮았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주인공 춘희와 사랑스러운 로맨스를 보여준 ‘주황’ 역의 홍상표 배우는 영화 출연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싸우고 때리고 맞는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언제 내가 멜로를 해보겠나 싶은 생각에 역할을 당장 수락했다. 대본을 읽어보니 내가 맡은 주황이라는 역할이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라 재미있게 참여했다”라며 현장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영화의 초고는 지금 버전과 꽤 많이 달랐다. 원래는 나의 다른 자아를 만나는 설정이었지만, 가장 공포스러웠던 한 시절을 극복하는 것이 주제였기에, 어린 시절의 춘희를 만나는 설정으로 바꾸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하며 “강진아 배우와 캐릭터에 대해 논의하며 독립영화 특유의 우울한 캐릭터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밝고 씩씩한 춘희가 탄생할 수 있었다”며 영화가 사랑스러운 성장담이 된 이유를 전했다.

‘태어나길 잘했어’는 전주 출신의 최진영 감독이 지역 영화인들과 함께 만든 영화이며, 전주시, 전주영상위원회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라 전주의 관광명소들이 녹아있다.

최진영 감독은 특히 고심한 장소로 ‘한벽굴’과 ‘철봉집’을 꼽으며 “춘희가 벼락을 맞는 장면, 주황과의 이별을 맞는 장면 등 춘희에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장면은 모두 한벽굴(한벽터널)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곧 철거를 앞두고 있는 철봉집은 90년대를 잘 구현해낼 수 있는 건축물이라 춘희의 집으로 택하게 됐다”며 이야기했다.

강진아 배우는 촬영지 중 가장 좋았던 장소를 언급하며 “감독님이 전주에 살면서 아껴왔던 장소들을 영화의 로케로 다 쓰신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춘희가 혼자 살았던 철봉집의 다락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고, 박혜진 배우는 “어린 춘희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놀이공원과 동물원이 가장 좋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오는 14일 전국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