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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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식 회장 “비밀유지 위반” vs 한앤코 “계약 유효”

- 홍 회장, 소송 판가름 날 때까지 경영권 가져

- 법원, 홍 회장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인용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이 됐던 남양유업 매각이 불발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한앤코) 측에 계약해지를 발표하면서다.

이에 매수인 한앤코와 매도인 홍 회장 간의 계약 불발 책임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길어지면서 재매각은 법원의 판결이 끝나는 시점에 진행하게 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남양유업 경영권은 홍 회장이 갖는 셈이다.

1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를 상대로 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5월 홍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코에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홍 회장은 지난 7월 주식 매각과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고 한앤코는 거래종결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계약 체결 후 이행기간까지 계약 종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매수인 측의 부당행위로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앤코가 ▲부당한 사전 경영간섭 ▲비밀유지의무 위반 ▲신뢰 훼손 등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홍 회장은 "매수인 측의 약정 불이행으로 부득이하게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다"며 "특히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며 "남양유업 대주주의 마지막 책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계약 결렬로 남양유업 인수가 무산된 한앤코는 즉각 홍 회장 측 입장을 부인했다. 지난달 23일 법원에 홍 회장의 주식 처분을 금지해 달라며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이 인용됐다고도 공개했다.

또 홍 회장 측이 이번 계약이 매수인에게만 유리한 계약이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 무근이고 주식매매계약상 규정된 어떤 비밀유지 의무도 위반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앤코 측은 입장문을 통해 “홍 회장 발표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은 것을 분명히 한다”며 “오히려 본 계약 발표 후 홍 회장 측에서 가격 재협상 등 수용하기 곤란한 사항을 ‘부탁’이라며 한 바 있고 8월 중순 이후엔 돌연 무리한 요구를 거래종결의 ‘선결 조건’이라 새롭게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 측은 M&A 전문가들 자문을 받아 상당한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뤘는데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으나 오히려 거래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한 당사자는 홍 회장 측”이라며 “이제와서 갑자기 불평등하다 주장하는 것은 계약불이행에 대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도 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한앤코 측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LKB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법원이 인용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만으로는 주식 이전의 효과가 전혀 없고 (한앤코 측 주장은)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해제 이전에 일방적으로 신청한 가처분. 이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즉각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향후 재매각 방식이나 소송 과정에 관여할 부분은 없으나 홍 회장의 매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홍 회장의 사임과 임원진 변동에 대해서도 재매각이 진행되고 나면 매수인 측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점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매도인과 매수인간 소송전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또 “진행 중인 주식매매계약은 거래 종결일(최종 주식 양도일)에 가야 최종적으로 주식을 이전하고 경영권을 이전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회장을 비롯한 당사 임원 등은 매수자 측에서 변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재매각이 진행돼 종결되면 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은 현재 매각을 가장 중요한 마지막 책무이자 업무라 생각하고 있다”며 “대주주의 매각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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