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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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 총 108조7,667억원

- “전세대출금리 인상 움직임 본격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2월까지 3조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으로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치솟아 대출수요가 폭증했는데, 이에 따른 여파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임대차보호 3법 시행과 맞물리면서 전세매물이 줄었고 전세가격 자체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대출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출속도 조절 권고로 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서민들의 전셋집 마련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각 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총 108조7,667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105조2,127억원)보다 2개월 사이 3.4%(3조5,540억원) 늘어난 액수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전세대출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24조7,650억원에서 지난 2월 26조1,355억원으로 5.5%(1조3,705억원) 증가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21조3,769억원에서 21조9,221억원으로, 하나은행은 20조5,614억원에서 21조4,442억원으로 각각 2.6%(5,452억원)와 4.3%(8,828억원)씩 전세대출이 증가했다. 이외에 우리은행도 19조1,797억원에서 19조8,093억원으로, 농협은행은 19조3,208억원에서 19조4,556억원으로 각각 3.3%(6,296억원)와 0.7%(1,259억원)씩 늘었다.

금융권에선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전세를 구하기 위해서 큰돈이 필요하다보니 자연스레 은행들의 전세대출 잔액 규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 발표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18년 이후 지난 2월까지 3년간 27.7%(3.3㎡당 739만원→931만원)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도 170.4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이 부족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전국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추출한다. 전세수급지수가 200에 가까우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이 전세공급 자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이며, 이에 따른 전세대출 증가는 꾸준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세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기에 임대인 입장에선 자연스레 전세계약 자체를 기피할 수 있단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전세대출 금리 인상이다. 지난 5일 신한은행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고, 8일 농협은행이 최대 0.1%포인트 올렸다. 이 같은 전세대출 금리 인상이 조만간 다른 은행들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은행만 이자율을 고수할 경우 대출 쏠림이 벌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경쟁 은행들의 동반 금리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대인 입장에선 전세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매물자체가 현저히 줄었고, 사실상 4년에 한번 계약을 하게 되면서 전셋값이 오르지 않는 다는 것이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마저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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