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25일 타계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명한 말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의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고 이 회장은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 그간 이룩한 경영성과는 취임 당시 10조 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387조 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 원에서 72조 원으로 2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그의 역사적인 경영 성과만큼 회장 재직 기간 동안 회자되는 유명한 어록들도 많다.

◆ 회장 취임사 (1987년 12월 1일 오전 10시 호암아트홀)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몰려드는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삼성 제2의 창업'의 선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그 소임을 수행할 것입니다.

◆ 제2창업 선언 (1988년 3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공존공영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어깨를 겨루게 되었고, 이런 놀라운 성장에 삼성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 지산 반세기의 발자취를 거울로 삼아 삼성의 위대한 내일을 설계하자.

◆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 1994년 1월 신년사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50년, 100년과 맞먹는 기업경영의 변화, 세계 역사의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 1997년 1월 신년사 (IMF 사태 직전, 위기의식 강조)
이제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3년뿐입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남들은 뛰고 있는데, 우리는 '외부환경의 위기', '내부혁신의 위기','시간의 위기'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삼성은 물론, 나라마저 2류, 3류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순간입니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간의 지적 창의력이 부의 크기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됩니다. 하드적인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평준화되기 때문에 더 이상 차별적인 경쟁무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무형자산을 확대하는 데 그룹의 경영력을 집중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 여성인력 관련 (19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中)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이에 따라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 2002년 4~5월 계열사 사장단 회의
5년에서 10년 후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납니다 (4월 전자계열사 사장단)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5월 금융계열사 사장단) 핵심 인재를 몇 명이나 뽑았고 이를 뽑기 위해 사장이 얼마나 챙기고 있으며, 확보한 핵심 인재를 성장시키는데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사장 평가항목에 반영합시다. (5월 전자 사장단)

◆ 언론사 인터뷰 (2003년 6월)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립니다.

◆ 2004년 1월 신년사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과 브랜드,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분야들이 좌우할 것입니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삼성만의 소프트를 창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입니다.

◆ 반도체 30년 기념식 (2004년 12월)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 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 2006년 1월 신년사
과거의 성공에 도취하고 현재의 편안함에만 안주한다면 정상의 자리는 남의 몫으로 넘어 갈 것입니다.

◆ 신사업 관련 사장단 회의 (2010년 5월 10일)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기도 하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뽑아서 실업해소에도 더 노력해 달라

◆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2010년 12월 1일)
새로운 10년이 시작된다. 옛날과 달라서 21세기 10년은 빠르게 온다고 생각한다.

◆ 2011년 신년사 (2011년 1월 3일)
지금부터 10년은 100년으로 나아가는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며, 이제 삼성은 21세기를 주도하며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기업, 안심하고 일에 전념하는 기업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업구조가 선순환 되어야 하며,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자리잡아야 한다.

◆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 참관 (2011년 7월 29일)
5년, 10년 후를 위해 지금 당장 (소프트기술, S급 인재, 특허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부품 수를 줄이고, 가볍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 등 하드웨어도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 2012년 신년사 (2012년 1월 2일)
삼성은 어려움 속에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다해야 함. 특히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경쟁력이다. 경쟁력은 ▲안에서는 사람과 기술 ▲밖에서는 사회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

◆ 2013년 신년사 (2013년 1월 2일)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함.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임. 더 멀리 보면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함.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 있다.

◆ 신경영 20주년 만찬 (2013년 10월 28일, 영상메시지)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한 길로 달려왔다. 양(量) 위주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질(質) 중심으로 바꾸면서 경쟁력을 키워 왔음. 임직원의 열정과 헌신이 큰 바탕이 됐음. 그 결과 우리는 창업 이래 최대 성과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함.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 우리가 이룬 큰 성과만큼이나 사회적 기대와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음.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 2014년 신년사 (2014년 1월 2일)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립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냅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시다.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합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주역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마음껏 도전하기 바랍니다.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루었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갑시다.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 기타
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쓰십시오. 고객이 두렵지 않습니까? 비싼 휴대폰, 고장나면 누가 사겠습니까?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옵니다. 전화기를 중시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그들(미국, 일본)의 (반도체)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습니까?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지요. 제 사재를 보태겠습니다.

반도체 사업 초기는 기술 확보 싸움이었다. 일본 경험이 많은 내가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를 만나 그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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