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경제&라이프] 5대 은행, 8월 신용대출…4조원↑ 폭증

- 8월 말,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 124조2,747억 원

- 7월 말 기준, 한 달 새 4조755억 원 증가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8월 말 기준으로 한 달 새 4조원 이상 불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제한이 강화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가 유인요소로 지목된다. 금융권에선 신용대출 급증 이유로 주택구입 자금 융통 외에,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전세금 마련과 주식투자용, 생계자금용 등 다양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7월 말보다 4조755억 원 증가한 규모다.

증가 규모를 보면 8월 1∼13일 사이 1조2,000억 원이 늘어난 데 이어 14일부터 31일까지 그 두 배가 넘는 2조8,000억 원이 뛰었다. 은행 5곳 모두 한 달 사이 적게는 6,000억 원, 많게는 1조원 이상 신용대출이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은 한 달 만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631억 원 급증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 대상 단독 협약 대출 상품을 출시한 2017년 8월 신용대출 1조910억 원을 더 유치한 뒤 가장 큰 폭이다.

신한은행도 8월 한 달에만 개인신용대출 1조520억 원이 늘었다. 2007년 1월부터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증가액이다. 이어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7,199억 원, 하나은행은 6,095억 원, 농협은행은 6,310억 원 불었다.

이러한 가파른 증가세에 대해 이례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 대출을 실행함에 있어 담보가 있을 경우 손실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수밖에 없다. 주담대가 아파트 등 담보가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이유다.

하지만 신용대출 금리가 오히려 더 빠르게 낮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단 분석이다. 금리역전에는 대출금리 산출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로 떨어뜨리면서 신용대출에 한 주 또는 일 단위로 반영되는 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여기에 따른 기현상이란 것이다. 주담대는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을 가중평균 해 매달 중순 한차례씩 산정하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반영 속도가 느린 편이다. 특히 담보 설정비용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지에 따른 부가적 비용 반영도 한 몫 거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 결과를 보면 지난 2일 58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는데, 특정기간 은행별 신용대출 잔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주식 투자금으로 쓰이고 있단 추정을 가능하게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대출 과정이 쉬워져 우회로로 활용하면서 주택 구매, 전세 등 부동산 관련 자금으로 대폭 흘러들어 갔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