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 대형건설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상반기 기준 대형건설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주요 건설사 현금성자산 6개월 새 1조6,000억 원 늘어

- 현대건설은 7,600여억 원 증가,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개선

- 대우건설, 영업활동현금흐름 플러스 전환

- 향후 건설경기 전망은 '비관적'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주요 건설사들의 현금성자산이 6개월 사이 1조6,00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자산은 경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쓰일 수 있는 '여유 자금'으로 불황기에 일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띈다. 연초부터 이어져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투자보다는 '현금 곳간'을 늘려 경제 충격에 대비하려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6개 업체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조8,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5조1,882억 원 대비 10.7%(1조6,304억 원) 늘어난 수치다.

현금성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건설로 6개월 사이 7,692억 원(29.7%) 늘어난 3조3,552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3,19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29.3% 떨어진 실적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의 질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란 영업으로 벌어들인 실제 현금 유출입을 기록한 현금흐름표 상 계정인데, 현대건설의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645억 원으로 전년대비 30.3%(2,246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1조4,223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해, 전년 대비 15.9%(1,956억 원) 증가율을 보였다.

이 회사는 작년 한해동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주로 차입금 발행으로 운용자금을 충당해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03억 원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현금성자산도 함께 늘었다. 

GS건설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현금성자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4% 줄었다. 하지만 현금성자산은 1조9,440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1조7,929억 원)보다 8.4%(1,511억 원) 늘어났다. 

GS건설은 단기금융부채를 줄이고 장기금융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217.9%에서 226.8%로 8.9%p 늘어났다.

포스코건설 역시 현금성자산이 늘어났지만 차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3조9,5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2,605억 원) 늘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926억 원으로 순수영업활동으로 발생되는 현금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대신 차입금을 3,223억 원 늘리면서 자금을 충당했다.

대림산업은 조사대상 건설사 중 유일하게 현금성자산이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2조4,80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9.2%(2,514억 원)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하는 호실적을 보였지만, 토지나 건물 취득에 1,699억 원을 쓰는 등 투자 활동이 증가하면서 현금보유량이 줄었다.

삼성물산의 현금성자산은 3조6,615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6.0%(5,054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 부문 외에 패션, 상사, 리조트 등 다른 부문을 포함한 금액이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경기전망도 '우울'

연초부터 퍼진 코로나19로 6개월 이상 경기가 위축된 상태다. 특히 해외에서는 발주가 지연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수주건수도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 경색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7.5로 집계됐는데, 이달은 이보다 더 하락한 70.9로 전망되고 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산연은 여름철 비수기의 계절적 영향과 함께 지난달 분양가상한제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등 건축공사를 중심으로 공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