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 김형 대우건설 사장(사진 오른쪽)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조합관계자와 면담하고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지난 5월 13일 김형 대우건설 사장(사진 오른쪽)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조합관계자와 면담하고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 올해 도시정비사업 실적 '전무'

- 신규 수주 올해 목표치 11% 수준

- 30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골칫거리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밑거름을 쌓아야할 김형 사장의 시름이 깊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아직까지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기껏 수주해놓은 서울 신반포15차 사업장에서도 시공권을 박탈당하고, 총력을 기울였던 반포3주구에서는 불법 홍보논란이 일며 쓴 패배를 맛봤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못박기는 했지만 현재 대우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형 사장으로서는 대우건설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새로운 전환이 다급해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전국 5곳에서 8,600억 원대 수주고를 올렸지만 올해는 사업 개시조차 못했다.

신반포15차의 경우 조합과 공사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 계약 해지당했다. 재입찰 결과 이곳은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가져갔다.

때문에 반포3주구에서는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김형 사장이 두번씩이나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직접 챙겼을 정도였다. 

김 사장은 조합 사무실을 찾아 "대우건설이 제안한 입찰조건들은 도시정비사업의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대우건설의 임직원들이 반포3주구를 위해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노력의 결과"라며 "입찰제안서와 계약서 내용을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주전을 치르면서 불거진 각종 논란들은 대우건설의 이미지에 흠집을 남겼다.

대우건설은 OS요원(외주 홍보 직원) 다수를 동원한 불법 홍보활동으로 지차제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한 홍보대행사를 통해 언론사에 기사를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조합원 투표 결과 삼성물산과 69표 차이로 졌지만 결과적으로 공사비 8,000억 원에 달하는 준대어급 재건축 사업을 삼성물산에 내주면서 야심차게 준비해 공략에 나섰던 사업에서 쓴 패배를 맛보게 됐다.

정비사업장에서 새로운 일감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올해 수주 목표 달성도 저조한 상황이다. 1분기까지 대우건설의 수주는 약 1조5,000억 원으로 올해 목표치인 12조8,000억 원의 11.7%에 머물렀다. 1분기 수주도 지난해에 3조4,000억 원대 수주고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기업 재무상황도 풀어야할 숙제다. 지난해 연결기준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약 290%로 5대 건설사 중 가장 높다. 삼성물산의 경우 72%, 현대건설 108%, 대림산업 101%, GS건설 205% 수준이다.

게다가 유일하게 부채비율도 전년 대비 12.9%p 상승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3,900원 수준이다. 2018년 1월 매각에 나섰던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인수를 시도했을때와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9일 만에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며 대우건설 매각은 무산됐다. 당시에도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헐값 논란이 있었던 만큼 산업은행이 매각을 서두르기는 힘든 상황이다.

반포3주구 수주전 당시 대우건설의 홍보 영상에서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나와 당분간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우건설의 가치 제고라는 짐을 진 김형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과 동시에 기업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코로나19가 국내외 경제를 강타하면서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진 시기 김 사장이 내놓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