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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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 5대 은행, 작년 말, 정기예금 626조…전년 동기 比 7.9%↑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초저금리 시대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구조적 불황과 변동성의 확대, 금융·투자와 관련한 각종 규제로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한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으로 몰린 것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2일 1조 원 한도로 내놓은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 정기예금’은 출시한 지 5일 만에 완판됐다. 이 예금의 금리는 1년 최고 연 1.9%, 2년 최고 연 2.0%였다.

이는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고, 새롭게 도입된 예대율 규제로 은행들의 예금유치 행보와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최저 한도 기준의 증가까지 겹쳐 자금이 정기예금 등에 몰리는 추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시중 5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46조1,000억여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47조7,000억 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 2016년 12월 정기예금 잔액은 505조3,000억 원이다. 3년 사이 140조8,00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반면 투자 위험성이 큰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까지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사모펀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약 9900억 원 쪼그라들었다. 지난 2007년 12월(1조900억 원 감소) 이후 약 12년 만에 월 단위로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금융권 안팎에선 정기예금은 본격적인 투자처를 찾기 전 잠시 돈을 맡길 수 있는 ‘파킹(Parking)’ 용도로 활용되는데, 최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이후 안전 자산인 부동산 역시 비선호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터진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F)의 손실사태 등으로 적극적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의 증식보다는 안전자산의 축적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는 뜻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19년 9월말 부보예금 동향’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 한다. 부보예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부보금융기관 등을 제외한 예금주가 은행 등에 예치한 예금 가운데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는 예금을 말한다.

지난해 3분기 말 부보예금 잔액은 2,184조2,000억 원으로 직전분기말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이를 보면 2018년 9월 말 2,075조5,000억 원, 12월 말 2,103조4,000억 원, 2019년 3월 말 2,133조4,000억 원, 6월 말 2,156조2,000억 원 등으로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금리 하락기에 투자자들이 재테크 전략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려다니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대율규제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이러한 쏠림현상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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