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KT 사옥. ⓒKT
▲광화문 KT 사옥. ⓒKT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국민기업 KT가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 27일 KT의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최종 면접이 마무리됐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선출됐다. 구 후보는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KT에서 33년 간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1987년 KT에 입사해 황 회장의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또 2008년 이후 약 11년 만에 내부 인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각종 정치적 외풍에 시달려 왔다. CEO 선출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아직까지 KT를 공기업이라고 인지하는 시민들도 더러 있을 정도로 조직 문화는 폐쇄적이고, 내부 구성원들이 주인의식 또한 낮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인 외풍을 벗어난 내부 인사 선출은 의미가 깊다. 변화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또 선임 절차에서 무엇보다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또한 인정받을만 하다. KT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KT새노조 조차도 절차적인 진일보함이 있었다며 인정할 정도다. 

오너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도 만들었다.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간 각종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겪었던 KT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황 회장의 측근인 구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가 진행중인 것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회장의 직함을 버리고 사장의 직함을 채용했다. 2009년 이석채 前 KT 회장 취임 당시 KT는 수장의 직책을 사장에서 회장으로 격상했다. KTF와의 합병으로 기업의 위상을 반영한다는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재벌가의 흉내를 내고 다니며, 대기업 총수(회장)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자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2020년을 맞아 KT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당면한 과제들도 많다. 5G 상용화와 함께 경쟁 상황은 더욱 치열해졌다. 최근에는 KT가 강점을 갖고 있는 유료방송 분야도, 경쟁사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며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변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적기이기도 하다. 조직 문화에서부터 사업구조까지 내실을 다져, 국민 기업의 명성만큼 진일보한 KT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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