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파기환송심 3번째 재판을 위해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파기환송심 3번째 재판을 위해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특검, “10년 이상 구형해야”…손경식 CJ회장 증인 채택

- 예년보다 미뤄진 임원 인사…‘글로벌 전략회’의 일정도 불확실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재계 1위 삼성이 또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지속되면서 연말 임원 인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으며, 그룹의 사업방향에 대한 논의도 오리무중이다.

지난 6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재판은 당초 이 부회장 측이 집중하기로 했던 양형 기일에 관한 심리로 검찰측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이 적정 형량이라고 의견을 냈다. 다만 이는 결심 공판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적인 구형은 아니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의 강한 요구가 있었고, 수동적 지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를 감경 요소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재판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정 부장판사의 특별한 주문도 나왔다. 정 부장판사는 “향후 또 다른 정치권력에 의해 똑같은 요구를 받을 때 뇌물을 공여할 것인지,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답변을 다음번 기일까지 제시해달라”고 전했다. 재판부가 삼성그룹에게 직접적으로 해결책을 물으면서, 향후 남아있는 재판과정 및 양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 공판기일은 2020년 1월 17일로 확정됐다.

재판에서는 또 재계의 관심을 끌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증인 신청도 채택됐다. 이 부회장 측은 앞선 2차 공판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화진 서울대 법대 교수,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세명을 양형 증인으로 신청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에서 이미경 CJ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어, 이번 증인 신청도 삼성의 뇌물 공여 역시 ‘수동적’인 성격이 강했음을 주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멈춘 삼성그룹 인사 시계, 커지는 ‘불확실성’
재계 4대 그룹의 연말 인사가 잇따라 마무리되면서 현재 삼성만 임원 인사를 남긴 상황이다. 삼성은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 인사를 단행해왔다. 올해도 당초 올해도 당초 이번주 삼성의 임원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아직까지 미정인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인사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발표 직전까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에선 다음주 진행될 것이란 의견과 연말로 미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삼성전자의 정례회의로, 주요 부문별 임원과 해외법인장이 참석해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목표 및 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회의 전 각 사업부문을 이끌어갈 새 수장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16일 전에는 인사를 발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다만 글로벌 전략회의 역시 정확한 일정을 잡을 수 없어, 향후 사업방향 논의 또한 지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비롯해, 오는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심 재판도 예정돼 있어, 이를 관측 후 이달 말쯤 인사를 발표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재계에선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 등 CEO 3인방 전원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기가 2021년 3월까지로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미중무역분쟁, 이 부회장의 재판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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