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한층 심화된 모습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463.3원에 마감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 1,456.4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오전 9시 46분 1,460.1원, 오후 1시 56분에는 1,467.5원까지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원화 가치는 연초 대비 약 1.95% 하락하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절하폭을 기록 중이다. 올해 평균 환율 역시 1,440원대 중반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연평균 1,402.3원)보다 원화 가치가 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 충격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진다.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기업 외화부채 상환 부담 증가, 금융권 외화 조달 비용 상승 등 금융·산업 전반에 부담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은 외환리스크 관리 및 자본비율 안정화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상단'으로 여겨져 온 1,500원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경상수지 개선 속도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원화 약세(원화 뉴노멀)가 고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 개입 여부가 단기 변동성을 좌우하겠지만 개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대외 변수에 연동된 원화 약세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