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 ⓒKB손해보험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 ⓒKB손해보험

3분기 누적 보험손익 6,559억…전년比 25.9%↓

같은 기간 손해율 84%...전 분기比 4.1%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임기 만료를 2개월여 남짓 앞둔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 대표는 KB손해보험 출범 이후 내부 승진으로 선임된 첫 최고경영자(CEO)로, 장기보장성 상품 중심의 보장 포트폴리오 확대와 투자역량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 회복과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 마련에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최근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영업 수익성이 약화하면서 향후 실적 흐름이 연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익은 악화했지만,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대체투자 확대로 투자 수익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또한 장기보장성 상품 비중 확대를 통해 안정적 이자수익 기반을 강화한 결과, 3분기 누적 보험계약마진(CSM)은 9조3,93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의료비 상승과 보험료 인하, 사고 증가로 손해율이 오른 상황”이지만 “장기·자동차보험 매출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취임 이후 체질 개선 작업으로 실적 기반을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재보험 구조 개선, 장기보장성 확대, 대체투자 강화 등 조치를 통해 지난해에는 창사 이후 최대 순이익 8,35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업황 둔화 속에서 5,58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방어에 성공했다.

KB손해보험은 금융지주사 비은행 부문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1조7,5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이 중 KB손해보험이 차지한 비중은 43.6%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올 3분기 실적에서는 순이익 역성장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에 본업 수익성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

3분기 순이익은 2,08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7% 감소했다.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보험영업손익 악화로 직결된 영향이다. 3분기 손해율은 84%로 전 분기 대비 4.1%포인트 올랐고, 누적 손해율도 81.6%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6,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 줄었다.

올 3분기 누적 보험손익 감소의 주 요인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가 꼽힌다.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5%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9.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통상 겨울철에는 교통사고 증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오르는 경향이 있어, 향후 실적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연임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는 시각이 많다. KB금융 내 CEO 임기는 통상 ‘2+1년’ 관행이 유지되고 있고, 내부 출신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보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자본·리스크 관리 고도화 등 중장기 체질 개선 성과는 긍정적인 평가 요소로 꼽힌다.

결국 관건은 하반기 손해율 안정 여부다. 보험사는 일시적 투자 수익보다 보험영업 자체의 건전성을 더 중시하는 만큼, 손해율 관리 능력이 연임 판단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역대 KB손해보험 대표로 취임한 사장 가운데 연임을 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이변이 없는 한 구본욱 사장의 연임도 확실시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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