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과거 해킹으로 발생한 자산 유출 피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해킹으로 유출된 미래에셋증권 계좌 내 현금과 주식을 원상 복구해달라며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배 전 대표가 2023년 10월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직후 발생했다. 해킹 조직은 사전에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그의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 계좌에 접속해 수십억 원대 자산 출금을 시도했다.
자금 이체 과정에서 다른 금융사가 이상 거래를 감지해 계좌를 동결했으나, 이미 빠져나간 자금 중 일부는 회수되지 못했다.
배 전 대표는 이번 피해액을 약 110억 원으로 산정하고 있다. 특히 해킹 과정에서 매도된 주식에 대해 ‘사고 당시 가격’이 아닌 ‘현재 시가 기준’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회수된 금액을 제외한 전액을 증권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실제 피해액은 회수되지 않은 15억8,000만 원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시가 기준 배상은 민법상 특별손해에 해당하며, 증권사가 예견할 수 없던 사안이므로 배상책임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 시가를 기준으로 한 배상 요구는 법적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책임 범위 또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해킹 조직의 총책 전모(34)씨는 올해 4월 태국에서 체포돼 8월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전씨는 수감·은둔 중인 재력가·연예인 등을 표적 삼아 총 380억 원대 자산을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