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 서울 강남 사옥 ⓒ 영풍
▲ 영풍 서울 강남 사옥 ⓒ 영풍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와 투자책임 배재현, 그리고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 지창배 대표 등 SM엔터 주가조작의 주요 인물들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중형을 구형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서 카카오 측과 원아시아가 공모해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방해하고, 주가를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풍은 특히 고려아연이 원아시아의 하바나제1호 사모펀드에 단독으로 1,016억 원을 출자한 정황을 지적하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SM엔터 주가조작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형사재판에서 증언 등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2023년 2월 10일(금요일), 카카오 투자 책임자 배재현이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에게 “SM 주식을 1000억 원 규모로 매입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인 2월 14일(화요일)에 정관을 개정했다. 

펀드 정관 개정은 법률 검토 등을 위해 최소 2주일 이상 걸리는 절차임에도, 출자요청기간을 단 1영업일로 축소하고, 수익 배분 구조를 원아시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조정하는 등 이례적이고 공격적인 조건으로 변경된 바 있다.

그 바로 다음 날인 2월 15일부터 고려아연은 해당 펀드에 단독으로 총 1,016억 원을 출자하기 시작했고, 2월 16~17일 사이 해당 자금은 SM엔터 주식 대량 매집에 활용됐다. 

1호하바나 펀드는 고려아연이 99.82%를 출자한 사실상의 단독 펀드로, 일반적인 펀드 운영과 달리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자금 출자자이자 실질적 의사결정 주체로 기능했음이 명백한 것으로 여겨진다.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중학교 동창으로 개인적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이와 같은 구조 하에서, 펀드의 정관 변경과 자금 집행이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윤범 회장이 해당 구조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승인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 혹은 배임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 관계자는 “SM엔터 주가조작의 실질적인 자금줄이었던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를 즉각 조사해야 하며, SM엔터 주식 매입 구조에 대한 사전 인지 및 공모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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