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고려아연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고려아연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이사회에서 2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진행한 중간배당을 올해 생략한 것이다.
고려아연 측은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지난해 특수한 상황(경영권 분쟁) 속에서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했고, 연내 소각 계획을 발표한 것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은 고려아연이 스스로 내세운 주주환원 정책과 배치된다는 점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 ‘3개년 배당 확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중간배당을 추가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도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하며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정관을 바꾼 직후부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결국 경영권 분쟁 속에서 우호 지분 확대를 위해 배당 확대를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고려아연이 내세운 주주환원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일회성 카드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는 일반적인 주주환원 목적이 아니라, 지난해 최윤범 회장이 영풍·MBK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공개매수로 확보한 물량”이라며 “한 개인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회삿돈을 무리하게 쓴 결과,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가야 할 배당이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