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조원을 돌파하며 ‘5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리딩금융’의 위상을 지켰다. 연간 기준 순이익 6조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모두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 양종희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9% 증가한 1조6,86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1,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상승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증가와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전체의 약 40%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호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리딩금융 굳힌 KB금융…호실적에 배당 여력 ‘충만’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9조7,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핵심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절감과 적정 수준의 여신 성장을 추진한 결과 은행의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덕분이다.

올 3분기 KB금융의 위험가중자산(RWA)은 지난해 같은기간(337조3,393억원)보다 6.1% 증가한 358조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분기 RWA가 직전년 같은 기간 보다 5.4% 상승한 것보다 증가율이 가파른 것이다. RWA의 증감은 금융지주의 자본적정성과 위험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RWA 증가는 금융지주가 저품질 대출 증가로 위험노출을 확대하거나, 이익 없이 RWA 수치만 늘어날 경우 부정적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연간으로 RWA 성장 목표치를 4.5% 수준으로 설정하고 관리하고 있다”며 “작년과 올해 RWA 관리를 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서 올 4분기를 비롯한 내년에도 충분히 문제없이 잘 관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3분기(13.85%)보다 0.02%포인트 감소했지만 신한금융 13.56%, 하나금융 13.30%, 우리금융 12.92% 등 다른 금융지주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8월 총 3조1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연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에게 환원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KB금융의 올 3분기 자기자본(BIS) 비율은 16.2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7%포인트 감소했지만 16% 선을 유지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88%, 12.7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익성, 자본효율성 등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이 3분기 만에 순이익 5조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견조한 은행의 이자수익 유지와 비은행 부문의 선전이었다.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를 막아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KB금융의 3분기 NIM은 전 분기와 같은 1.96%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NIM이 1.74%로 전분기(1.73%)보다 0.01%포인트 늘어나며 KB국민카드의 NIM 하락분을 상쇄한 덕분이다. 국민은행의 NIM은 조달비용 관리 노력을 통해 대출자산 수익률 하락폭을 최소화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3,645억원을 기록하며 신한·하나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2조9,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로 증권업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었고,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 판매 호조와 신탁이익 확대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로, 안정적인 수익 다변화 구조를 유지했다. 이 중 K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7,669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적재적소 인재 배치…양 회장의 돋보인 용병술
양종희 회장은 지난 2023년 11월 취임했으며 2026년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취임 이후 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내부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 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양 회장은 그룹 내 보험 부문을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키우는 데 주력해왔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을 합병해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으며, 고령층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도 시니어 고객층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험 부문이 금리 하락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모두 경험한 양 회장의 경력이 그룹 실적 안정성의 기반으로 꼽힌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인사 정책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내 왔다. 지난해 말 실시한 첫 대규모 인사에서 4개 계열사(은행·카드·라이프생명·데이타시스템) 최고경영자(CEO) 4명을 교체하고, 대부분을 내부 인사로 채웠다. 그는 은행·카드 중심의 수직적 구조를 완화하고, 각 계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련업계에서는 역대급 호실적이 내년 11월 임기를 마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 회장추천후보위원회가 내년 하반기부터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 등을 주제로 논의를 시작하면서 점진적으로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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