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사진 왼쪽부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사진 왼쪽부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11일 개봉한 영화 '얼굴'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언론시사회 후 토론토국제영화제 현장을 연결한 화상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화상 기자간담회에는 연상호 감독과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배우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작품 구상 시작점에 대해 "제가 성취에 집착한다고 느꼈다. 그러다가 70년대 한국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근대사는 무엇을 잃어버렸고 무엇을 착취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갔다"며 "자신의 핸디캡을 이겨낸 기적의 사나이 임영규는 앞이 보이지 않는데 시각적인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로 설정하고, 그 정반대 편에 있는 정영희라고 하는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를 만들어 시작했다"고 밝혔다.

▲'얼굴' 연상호 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연상호 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인간 내면을 짚어나가는 여정의 몰입감이 극대화된 이번 영화의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임영규라는 에너지가 굉장히 강한 사나이의 뒤틀려 있는 내면을 관객들에게 안내해 가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안내할까 고민했다"며 "임영규의 뒤틀린 내면에 동력은 자신의 힘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영희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임영규와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도 정영희의 얼굴을 보지 못해 상상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그의 뒤틀린 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장면에 관해 "대본을 처음 썼을 때는 사진 속에 정영희의 얼굴이 있었다고 하면서 끝난다. 제 실제 의도는 누구의 얼굴도 아니면서 누구의 얼굴도 될 수 있는 얼굴이었으면 했다"며 "영화를 100분 넘게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정영희 얼굴이 나오는 순간, 현실로 뻗어 나가 특정한 누군가의 얼굴이 아니라 마치 우리가 본 적 있는 듯한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얼굴' 박정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박정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악의와 어두운 면을 가진 인물에 대한 해석과 연기에 대한 질문에 1인 2역 연기를 한 박정민은 "두 인물이 공통으로 마지막에 공유하는 감정은 수치심, 모멸감이다. 젊은 임영규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장애 혹은 내면에서 발현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아들 임동환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자꾸 그런 감정을 돌리려고 한다고 해석했다"며 "두 모습 다 굉장히 못났다. 두 사람은 인물의 바닥과도 같은 모습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얼굴' 권해효.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권해효.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머지 배우들도 같은 질문에 대해 답했다. 권해효는 "임영규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면 흥미롭다. 그는 탁월한 손재주와 특별한 감각을 지닌 전각 장인이었지만, 현재는 어떤 것을 떨쳐내려는 몸부림 속에서 완성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선과 악은 누구나 동시에 지니고 있다. 속내를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악한 자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얼굴' 신현빈.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신현빈.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영희 역의 신현빈은 "겉보기에는 가장 유약해 보일 수도 있고, 뭔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오해받고 편견 속에 있는 사람이다. 그 외로움 속에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자기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애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인간의 어두운 면들 때문에 받는 오해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가져가려고 하는 사람이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우게 되는 면들도 있었다. 어둠 속에서 견뎌내는 그런 모습들이 저에게는 다른 면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얼굴' 임성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임성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백주상 역의 임성재는 "그는 당시에 대단한 악행을 저질렀다고 생각을 안 했을 것이다. 일정 부분은 자신이 훌륭하게 해낸 일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겼을 것 같다. 일정 부분은 그 시대가 좀 허락한 거 아닐까 싶다"며 "그렇다면 지금은 또 그때와 비교해서 그 기준점이 좀 달라졌느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여전히 백주상 집에는 사진이 남아 있고 그는 살아 있다. 또 당시 의류 공장의 증인 아닌 증인들 태도를 보면 생각해 볼 문제 같다"고 말했다.

▲'얼굴' 한지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 한지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수진 역의 한지현은 "PD로서 자극적인 소재를 끌어내려는 인물이었다가 점점 진심으로 정영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하고 마지막에 누군가를 악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연기할 때는 그렇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 제 캐릭터 또한 굉장히 위선적이라고 느꼈다"며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제가 많이 만들었고 제 역할도 그렇게 선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인 2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 작품을 완성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1억원으로 제작하려 했다. 근데 제가 물질적으로 잘 모른 거였다. 핸드폰으로도 찍으려 했었다"며 "제가 영향을 받은 전설적인 아시아 영화들은 다 저예산 영화다. 그런 영화들의 에너지가 따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시스템화할 수 있을까 했는데 계산을 해보니 20억원은 있어야 하겠더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준으로 만든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고 그것이 시스템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제작 예산이 엄청 작은 영화다. 그렇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으면 한다. 그래서 이렇게 흥행에 목말라 본 영화는 처음이다. 잘 부탁드린다"며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얼굴' 토론토국제영화제 레드카펫. ⓒPhoto by Harold Feng/Getty Images
▲'얼굴' 토론토국제영화제 레드카펫. ⓒPhoto by Harold Feng/Getty Images

한편, '얼굴'은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지난 9일(현지시각) 프린세스 오브 웨일즈 극장에서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영화의 주역인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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