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이해영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이해영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이해영 감독 "야만의 시대, 폭력적 착취에 대한 메시지 담아"

방효린 "영화를 사랑하는 열정 있는 캐릭터, 저와 굉장히 닮아"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영 감독과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배우가 참석해 이번 시리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싸우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영화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인 '애마'는 외모와 말투 모두 80년대 최정상 여배우 그 자체로 분한 이하늬를 비롯해 신인 배우의 당돌한 패기를 신선하게 보여주는 방효린의 열연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제작자의 욕심과 욕망을 재치 있게 그려낸 진선규와 작품을 향한 신인 감독의 고민과 분노를 세밀하게 표현해낸 조현철까지, 그 시대 속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빈틈 없는 호연이 돋보이는 시리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심우진 기자

이하늬는 "'애마'는 영화하면 충무로라는 얘기가 있던 1980년대 충무로에 그 당시 있었던 배우들, 스태프들, 제작사 그 관계들 속에서 어두운 현실과 맞붙으며 고군분투하며 투쟁하고 용감하게 쟁취해 나가는 그런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감독, 배우, 작가들의 '애마' 추천사에 대해 이하늬는 "정말 감사하다. 추천사 써주신 변요한 배우님이 너무 잘 봤다고 또 연락을 주셨다. 배우님들과 감독님들이 얘기해주시는 추천사에 많은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해영 감독은 시대를 풍미한 에로영화를 소재로 여성의 연대를 그린 '애마'에 대해 "1980년대 초반은 성애영화가 정책적으로 장려되고 활발하게 제작이 되던 시절이었지만, 모순적으로 굉장히 강력한 심의와 가위질이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표현의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며 "이 아이러니함을 지금 2025년을 살고 있는 제 입장에서 해석을 해보면 조금 더 새로운 메시지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하며 연출 과정에서 더욱 중점을 두고 고민한 지점을 설명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해영 감독.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해영 감독. ⓒ심우진 기자

이 감독은 "애마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을 단순히 애마부인의 주인공이라는 개념으로만 한정을 짓지 않고 좀 넓게 해석을 하고 싶었다. 80년대 당시 시대의 욕망, 대중의 욕망을 응집한 어떤 아이콘 같은 존재, 애마라는 존재로서 그 시대를 살아갔다는 건 굉장히 많은 편견과 폭력적인 오해들과 맞서 싸우고 견뎌야 했던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기획한 '애마'라는 이야기는 그 시대를 애마로서 살았던 존재들이 겪었던 견딤과 버팀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 밝혔다.

당대 최고의 톱스타 정희란을 연기한 이하늬는 "첫 등장부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고 금의환향하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다. 자존감도 굉장히 높고 어디서든 당당한 느낌의 여배우인데 '더는 노출 연기를 하지 않겠다', '새로운 80년대를 살아보겠다'고 선언을 하지만 제작사 대표인 구중호가 조연인 에리카 역을 맡게 하면서 어떤 폭력적인 부분에서 나름의 고군분투를 하며 스스로 쟁취해 나가는 그런 배우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스타일링부터 목소리 톤까지 1980년대 배우 희란으로 완벽히 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하며 "희란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썼다. 감독님하고 호흡이 두 번째여서 '아'하면 '아'하고 '어'하면 '어'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정말 재밌게, 치열하게 작업을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효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효린. ⓒ심우진 기자

'애마부인'의 주인공 애마에 발탁된 신인 배우 주애를 연기한 방효린은 "주애는 나이트클럽의 탭 댄서로 살면서 당대 톱스타인 희란을 동경하는 배우다. '애마부인'이라는 작품의 오디션이 열려서 참가하게 되고 ‘애마’라는 역할에 뽑히게 되어 배우로서 성장하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해영 감독은 신인 배우 신주애 역할에 신인 배우 방효린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주애는 기성 배우가 연기하는 신인 배우의 역할이 아니라 신인 배우가 본인을 연기하는 느낌이기를 바랐다. 오디션을 역대급 규모로 크게 벌여서 배우 지망생부터 정말 몇천명의 배우를 봤는데 이렇다 할 마음을 움직일 배우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효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효린. ⓒ심우진 기자

이어 그는 "작품 속에서 신주애가 곽인우 감독에게 드라마틱하게 등장했던 것처럼 오디션 말미에 갑자기 방효린 배우가 신주애처럼 나타났다. 처음 봤을 때의 감정을 '마침내 만났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덤덤하게 대사를 읽어내려가는데 주책맞게 울었다. 이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가 진짜구나했다. 너무 오랜만에 진짜를 만났다는 느낌이 컸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방효린은 "주애는 굉장히 당차고 또 자기만의 생각이 있고, 신념이 굉장히 뚜렷한 사람이다. 그것도 굉장한 매력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그게 저랑 굉장히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들이 또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심우진 기자

'애마부인' 제작사 신성영화사 대표인 구중호를 연기한 진선규는 "구중호는 '애마부인'을 제작하는 신성영화사의 사장이고, 모든 캐릭터가 욕망이나 희망, 소망이 있다. 구중호는 그런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남들이 보기엔 욕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나름대로는 영화를 사랑한다. 물론 돈과 연관은 되어 있지만, 장르를 떠나서 이런 상업적인 부분에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안 좋은 점은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캐릭터라서 이걸 표현하며 진절머리난다고 느껴지는 역할이 된 것 같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심우진 기자

진선규는 "감독님하고 계속 이야기하면서 '나는 잘났다', '나는 뻔뻔하다', '나는 다 할 수 있다' 이런 매력이 계속 뿜어져 나오게끔 생각하며 모든 걸 다 자신 있게 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구중호 얼굴에 빛이 나면 좋겠다고 하셔서 분장팀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분장하면 할수록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아서 자신감이 더 생겼고, 진짜 구중호처럼 에티튜드도 바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콘셉트 의상을 입었다. 존 트라볼타까지는 아니고 존 트러블"라고 너스레를 떨며 캐릭터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 쓴 지점을 설명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조현철.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조현철. ⓒ심우진 기자

신인 감독 곽인우를 연기한 조현철은 "인우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비전이 있고,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욕망도 있는데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계속 스트레스만 받는다. 그걸 또 잘 표현하진 못해서 차곡차곡 쌓아두다가 한순간에 폭발을 시키는 그런 인물이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촬영 당시 실제로 제 첫 장편 영화('너와 나')가 개봉을 했을 시기라서 인우가 느낄 법한 감정들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제 주변에 인우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분들을 떠올리며 준비했다"라고 전해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1980년대 충무로를 그대로 재현한 촬영 현장이 담긴 제작기 영상의 공개와 함께 이해영 감독이 연출 비하인드를 전했다. 감각적인 미장센과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많은 호평을 받아온 이해영 감독은 "개인적으로 예쁜 것과 아름다운 것에 대한 유난한 집착이 있는 편이라 이번에도 끝까지 어떻게든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80년대 고증을 최대한 따르되, 이 안에 갇히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작품 안에서의 볼거리들이 화려하게 번쩍댈수록 이 야만의 시대가 얼마나 이들을 폭력적으로 착취하였는가에 대한 메시지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만들었다"며 디테일한 프로덕션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 지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오리지널 '애마부인'의 안소영 배우와의 교류에 대해 "선배님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배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제 딴에는 충분히 전달해드렸다. 시나리오를 쓸 때 저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많이 주셨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하늬. ⓒ심우진 기자

이하늬는 목소리 톤 연기에 대해 "80년대 90년대 서울 사투리, 여배우들이 공식 석상에 나왔을 때 '재밌게 봐주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이런 톤들을 과감하게 작품에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하늬 배우는 출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에 직접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녀는 "두 번째 출산인데 제가 제 컨디션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근데 제 마음은 너무 여기에 오고 싶었다. 저의 '애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보니까 오늘은 (아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가겠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약간 배가 불뚝 나와 있지만, 최소한의 인사라도 드리려고 참석했다. 다음 주가 예정일인데 뒤뚱거리면서 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이해영 감독은 현재에도 존재하는 영화계의 불합리함에 대해 "80년대 배경 이야기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맞닿아 있고 닮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실 것"이라며 "사회적인 폭력성이나 야만성을 자각하면서 많이 깨어나고 고쳐가는 과정 안에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비전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그러나 아직까지도 구중호 같은 인물은 있다. 과정이 어쨌건 장사만 잘되면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 영화인들이 자각하고 계속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 이해영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진선규, 방효린, 조현철, 이해영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마지막으로 이해영 감독은 "청년 이해영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 이야기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 영화 같은 일이다. 인생에 큰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극 중 감독인 인우가 '여기에 저희 인생이 담겨있어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애마'는 그런 작품이다. 2025년 새로운 '애마'를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는데 많은 분이 사랑과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과 함께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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