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 '퍼스트 라이드', 차은우 휴가 나와 홍보해주길"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안전장치가 제거된 혼란스러운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 트리거를 자극하는 사건과 다이내믹한 총기 액션을 담고 있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오가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영광은 이번 시리즈에서 전직 스나이퍼 출신 경찰 이도(김남길)와 공조하며 총기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한 조력자 문백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독특한 캐릭터 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한없이 자유로운 모습으로 위기 속에서도 유희를 발견하는 이색적인 인물을 소화해냈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김영광 배우를 만나 이번 시리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문백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나
전반과 후반을 나누는 경계가 보이길 원했고요. 앞에는 갑자기 나타난 조력자에 대한 의심과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가볍고 유쾌하고 밝은 성격으로 잡았어요. 뒤에서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자기 안에서 생긴 기준이 잘 표현되길 바랐죠.
그리고 시한부라서 자기 아픈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화려한 의상과 문신을 사용했죠. '트리거'의 주제가 조금 어렵고 무거울 수 있잖아요. 이 캐릭터를 볼 때는 어느 정도 오락적으로 즐겁게 바라봐 주셨으면 하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문백과 제가 닮은 점이 있다면 초반에 초등학생 같은 설정인 것 같아요. 뭔가 깊게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죠.
Q. 문백은 이도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나
저는 감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더 무덤덤하게 하려고 했죠. 이도에 관한 감정이 없어야 조금 더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근데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니까 좀 감정적인 면이 있어 보이긴 하더라고요. 마치 이도에게만 더 마음을 열어주고, 어떤 면에서는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사실 저는 감정을 안 담으려고 노력했었거든요.
Q. 김남길 배우와의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남길 선배님이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진짜 많이 내세요.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시기 때문에 후배로서 좀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너무 편했죠. 근데 장난을 치면서 자꾸 돌아다녀요. 카메라 세팅이 다 끝났다는 데도 돌아다녀서 제가 "형 여기에 서 있어요. 세팅됐다잖아요"하고 끌고 온 적이 좀 있죠. (웃음)
Q. 문백의 행동은 복수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
복수 같지 않게끔 하려고 노력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찍을 당시에는 단순한 개인적인 복수라기보다는 다른 면으로 성장한 자기 기준 때문에 행동하는 것으로 그리려고 했죠. 그래서 연기를 할 때 그의 과거가 정당화 혹은 합리화되지 않도록 연기 노력을 많이 했어요. 뭔가 뻔해 보이지 않도록 의도를 뺀 연기를 많이 했습니다.
Q. 본인이 살면서 분노하거나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면
김남길 배우는 공공질서 같은 걸 안 지키면 분노를 느낀다고 했는데 저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서 개인적인 일에 화날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집안일을 똑바로 안 했다거나 냉장고 문을 열어놔서 성에가 끼거나 했을 때죠. (웃음)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고 엄격한 것 같네요.
제 성격이 내성적이라 화가 났을 때는 그냥 자면서 생각을 안 하면 좀 괜찮아지더군요. 맥주를 좋아해서 마시고 자면 다음 날 아무 생각이 안 나죠. 연기하다 보면 모든 게 소진돼서 제가 뭘 한 건지 잘 모르겠다는 공허한 생각이 들 때가 있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나면 다시 기운이 나요. 이게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Q. 선한 역의 이도와는 차별화된 캐릭터다. 액션에 중점을 둔 점이 있다면
생각해 보면 액션이 그렇게 엄청 많지는 않아요. 근데 어떤 한 장면이 나올 때 이 사람의 표정이라든가 이 사람의 모습에서 또렷함이 있기를 바랐어요. 특히 후반부에는 그래야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시청자분들도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고요.
표정을 사건 타이밍에 맞게 변화시키려고 신경 썼던 것 같아요. 무슨 일을 벌이고 나서 나타나면 이미지적으로 그런 게 딱 드러나길 바랐죠. 그리고 총기 액션은 자유롭게 쏘는 거로 감독님과 이야기했어요. 난사하는 느낌으로 쏘는데 맞는다는 설정이죠. 이도의 액션에는 스나이퍼의 날카로움이 있고요.
Q. 승합차 액션 장면과 BB탄 총 액션도 인상적이었다
이도의 액션은 사건을 딱 끊어주는 진지함이 있어요. 반면 문백의 액션은 시청자분들이 피식 웃고 쉬어갈 수 있었으면 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 성룡 영화 액션을 좋아했어요. 재치있고 웃기고 통쾌한 그런 액션이죠. 그래서 차 안 액션을 그런 방식으로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찍은 장면입니다.
BB탄 총 장면은 그걸로 실제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가를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문백이는 사격 자세도 자유로운 캐릭터라서 막 총을 이렇게 저렇게 하고 뛰어다니면서도 쐈었죠.
Q. 이선빈 배우와 함께 했었던 '미션 파서블'의 우수한 같은 코믹액션 캐릭터도 잘 어울린다
일단 10월에 개봉 예정인 '퍼스트 라이드'라는 코미디 영화가 나오거든요.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찍었어요. 차은우 배우가 영화 홍보할 때 군대에서 휴가 좀 나와줬으면 하네요. (웃음) 또래들끼리 찍은 영화라서 웃긴 행동과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태국에서 오랫동안 촬영한 작품인데 재미있는 영화로 나올 것 같습니다.
Q. 김영광 배우의 대표작으로 '너의 결혼식', '사랑이라 말해요', '악인전기' 등을 꼽는다. '트리거'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찍은 지는 한 1년 반 됐는데 총기 액션을 처음 한 작품이죠. 캐릭터로나 내용으로나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찍으면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이름도 문이, 백이라고 지었죠. 문이와 백이를 만나게 해준 아주 소중한 작품입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