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 웹툰의 사랑스러움 표현하려고 노력해"
"배역 탐구에 독서가 큰 도움"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여섯 살에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해온 배우 최유리. '비밀',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에서 김유정의 아역을 맡아 외모부터 연기까지 높은 싱크로율로 주목받았고, 윤경호의 딸로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똑 부러진 연기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리의 아역으로 등장한 영화 '외계+인' 시리즈를 통해 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데뷔 12년 차 배우 최유리는 이번 작품에서 좀비가 된 딸 수아 역을 맡아 아빠 정환 역의 조정석 배우와 함께 함께 목숨 건 부녀 케미로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오가는 연기 내공을 발휘한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최유리 배우를 만나 이번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영화 '좀비딸'에 참여한 계기는
출연 제의가 들어와서 대본을 받은 후에 쭉 읽어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게다가 제가 원래 원작 웹툰의 팬이었거든요. 연재할 당시에도 꾸준히 챙겨봤었고, 그 안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던 캐릭터가 바로 수아였어요. 그런데 마침 제안받은 역할이 수아인 거예요. 그래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Q. 원작 팬으로서 각색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작 분량이 많아서 영화로 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했어요. 내용이 수정된 부분도 있고 줄어든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원작의 코미디와 가족애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해요.

Q. 좀비가 된 수아를 연기했는데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웹툰 속 수아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 작품에서는 여타 좀비 작품에 나온 좀비와는 차이가 있다 보니까 그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마냥 사납기만 한 좀비가 아니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이나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길고양이처럼 귀엽지만 사나운 모습을 참고해 '좀비딸'만의 좀비가 된 수아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집에서 놀아주는 강아지가 "으르렁" 거릴 때가 있잖아요. 그걸 많이 참고했어요.
좀비 연기를 하면서 특유의 사랑스러움이나 귀여움을 표현하는 데에서 가장 정성을 많이 들였던 것 같아요. 좀비 자체에서 무서움이 있지만, 그런데도 수아는 이제 귀여운 캐릭터잖아요. 뭔가 친하지 않은 사나운 강아지처럼 균형을 맞춰서 표현하는데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
좀비를 연기해본 게 처음이고 몸치라서 춤을 잘 추는 편도 아니라 노력한 부분이 많았어요. 4개월 정도 춤과 좀비 모션 연습을 했고, 안무가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스크린을 통해 제가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춤이 좀 늘었구나 하고 뿌듯하기는 했어요. 근데 여전히 파닥파닥하는 모습이라 쑥스러웠어요. (웃음) 안무를 수정하거나 흐름을 잘 모를 때 조정석 배우님이 동선을 이렇게 맞추면 될 것 같다고 리드해주셔서 매번 감사했어요.
보아님의 'No. 1’은 작품 내에 등장한다는 걸 알고 나서 듣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몰랐죠. (웃음) 노래 가사 중에 '변한 그를 욕하진 말아줘'라는 부분이 딱 수아를 가리키는 것 같아서 울컥했어요.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느꼈죠.
Q. 현장 스태프에게 예의 바르고 친절했다고 칭찬이 자자한데
우선 현장에서는 스태프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저를 위해서 해주시는 행동들이 많으셨으니까요. 그래서 매번 감사 인사를 드렸던 것 같아요.
Q. 필감성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리고 기억에 남는 디렉션이 있었다면
감독님이랑 미팅했을 때 작품 안에서 수아가 밝고 장난스러운 여느 사춘기 소녀와 다르지 않은 모습과 괜히 틱틱거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아빠를 굉장히 사랑하는 모습을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12년 차 배우지만 그래도 아직 제가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미숙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감독님이 익숙하지 않은 연기에 대해 디렉션과 조언을 주셨어요. 예를 들어 좀비로서 사나움이 부족하다고 하면 좀 더 으르렁 소리가 컸으면 좋겠다 하시면서 조언과 도움을 주셨어요.

Q. 조정석 배우와의 연기는 어땠나
앞서 '외계+인'에서는 김우빈 배우님, 이번에는 조정석 배우님과 부녀 연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아빠 역할로 나오신 줄 몰랐어요. "제가 그런 대배우님과 작품을 함께 한다고요?"하면서 놀랐었고 영광스러웠죠. 조정석 배우님은 평범한 아빠와 딸처럼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자주 해주셨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조정석 배우님의 눈빛에는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특유의 분위기에 홀려서 연기 몰입이 더 손쉽게 됐었던 것 같습니다.
Q. 예전에 소설을 쓰기도 했고 독서량도 많다고 들었다. 또, 촬영 현장에서 곤충을 하루 종일 관찰했다던데
배우는 경험을 해보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읽으면 간접 경험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을 하거나 연기를 할 때 제가 맡은 배역에 대해 정서를 탐구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따로 읽은 책은 없고 원작 웹툰을 참고했어요.
제가 곤충을 좀 좋아하는 편이에요. 밤순 할머니 집이 남해인데 수풀이 우거지다 보니 곤충이 많았어요. 그래서 촬영 대기할 때는 곤충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죠.
Q. 좀비로 분장한 자신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어땠나
분장 도중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서 보니까 낯선 사람이 되어 있어서 너무 신기했죠. 정말 좀비가 된 것 같았기 때문에 촬영할 때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Q. 할머니 밤순이 수아의 기강을 잡는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나
효자손이 고무로 만들어진 거라 말랑말랑해요. 그래도 제가 맞을 때 반응을 해야 재미있으니까 최대한 아픈 척을 했는데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그 부분이 수아의 변환점이라고 봐요. 초반에 무섭기만 하던 좀비 수아의 허당끼가 드러나는 부분이니까요.
Q. 윤경호 배우와의 연기 인연도 깊다
윤경호 배우님과는 '이태원 클라쓰', '외계+인'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세 번째 함께 했어요. 뵐 때마다 반가운 분이고 항상 칭찬을 해주셔서 매번 감사해요. 윤경호 배우님은 너무 재미있으세요. 농담하시는 장면이 있었는데 웃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모두 빵 터져서 재촬영을 하기도 했었어요. 현장 분위기 메이커시라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까 내심 기대를 했어요. 항상 제 기대에 부응해주셨죠. (웃음)

Q. 현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는 애용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애용이는 현장에서 에이스였어요. (웃음) 정말 연기를 잘해서 모두가 좋아했죠. 정말 애용이를 볼 때마다 감탄했어요. 나중에는 쟤는 고양이가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웃음) 제가 여태까지 봐왔던 고양이와는 아주 달랐어요.
Q. 어릴 때부터 배우 생활을 해왔고 고등학교 1학년으로 학업과 병행 중이다. 배우 일에 만족하나
학교에서 외부 활동에 대해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계세요.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학생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끼가 많았다고 해요. 어머니께서 배우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해주셨고 그게 저의 첫 시작이었어요, 연기를 꾸준히 하면서 이게 제 적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죠. 저의 적성에 맞는 것은 배우라서 연기를 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껴요.
저는 새로운 도전이나 경험을 좋아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면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느낌이 들죠. 제가 그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을 때의 뿌듯함이나 만족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Q. 10년 넘게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더 발전해야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제가 뭔가 연기의 한계를 느꼈다기보다는 연기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좀 더 풍부하게, 감정이 잘 표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참고도 많이 하고 자문도 구하고 도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번 현장에서는 해보지 않은 역할이다 보니까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조정석 배우님 등 모든 분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조언을 많이 해 주셨어요.
Q. 연기자로서 목소리 연기에도 도전해볼 계획이 있는지
성우라는 직업에 흥미가 있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인데 나중에 목소리 연기를 해볼 기회가 생겼으면 정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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