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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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태국 ‘가상은행’ 법인 3분기 중 설립 예정

인터넷은행 시장 성장 전망…“디지털 역량 중심 전략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카카오뱅크가 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됨에 따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디지털 역량과 현지화 전략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지난 19일 카카오뱅크와 태국 금융지주 SCBX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전문은행과 유사하다.

우리나라 은행이 태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이 모두 철수한 이후 27년 만이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6월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꾸준히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

태국 진출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강한 의지가 담긴 목표이기도 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 부사장이던 2015년 11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계획 상세 브리핑’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등 카카오톡 이용자가 많은 동남아에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인가 획득 시 즉시 서비스 개시를 위한 채용, 시스템 구축 등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전 준비를 위해 모바일 개발자, 백엔드·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 등 필수 인력들을 채용했다. 채용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으로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필요한 인력들은 태국 방콕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태국 가상은행 시스템과 관련된 pre-PMO(ISP)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pre-PMO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진행하는 관리 업무 전반을 의미하며, 목표 수립, 인력 구성 등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전 기초를 세우는 단계다.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오는 3분기 중 설립되며,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가 신청 당시 참여한 컨소시엄엔 어떻게 태국 디지털 금융시장을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사업 계획을 담았다”라며 “성공 경험·디지털뱅크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 상품·서비스 기획과 UI·UX 기획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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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주년을 앞둔 토스뱅크는 ‘글로벌 확장’에 중점을 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해외진출을 위한 업력이 짧다는 지적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5년간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는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 등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 더불어 선진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지 규제 환경, 고객 특성을 분석해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금융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간담회에서 "현재 성장 속도를 보다 더 상승 곡선으로 이끌 것은 글로벌 시장"이라며 "국내에서의 혁신과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하고자 하며, 글로벌 확장 기틀을 마련할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처음에는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형태, 서비스형 뱅킹(BaaS) 형태를 생각 중"이라고 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당장의 해외 진출보다는 내수 시장 기반 강화와 기업공개(IPO) 추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는 하반기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요가 늘고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은행권의 디지털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터넷은행 시장은 올해 2,620억 달러 규모에서 2029년 약 1조2,2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왕다운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해외 진출을 꾀하는 국내 은행들은 현지화 전략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대응으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기존의 로컬 파트너십 확대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함께 디지털 역량 강화 중심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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