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교촌·배민 협약 이례적…독점 계약은 다소 무리수..."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교촌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배달앱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앱이 대형 프랜차이즈에 우대 혜택을 주는 조건으로 독점 거래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을 계기로 배달앱 간의 프랜차이즈 독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점주를 위한 수수료 혜택이 중요하면서도 여전히 배달앱을 통한 주문 수가 많기 때문에 고객 니즈를 고려하면 무작정 어느 한쪽 배달앱만을 선택해 거래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배달앱 배민과 수수료 감면을 조건으로 '배민온리' 판매 협약을 맺는다. 이로써 다음달부터 교촌은 배달앱 쿠팡이츠에서 볼 수 없게 된다. 배민온리 협약에 따르면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중개수수료를 경감하는 대신 점주 선택에 따라 쿠팡이츠에서는 입점을 철회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요기요, 공공배달앱 땡겨요, 교촌 자사앱 등에는 점주들이 계속 입점할 수 있다. 즉 쿠팡이츠에서만 빠지는 것이다. 이르면 배민과 교촌은 다음 달 중으로 배민온리 협약을 체결하고 2∼3년 동안 협약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가 입점업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때문에 '수수료 감면'의 혜택은 모든 입점업체에게 큰 메리트가 되는 조건으로 작용한다. 업계는 수수료 인하 혜택이 크다면 교촌 입점업주는 쿠팡이츠 입점을 철회하고 배민에서만 거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른 배달앱 입점 철회를 조건으로 내건 대형 프랜차이즈의 독점 계약은 업계 최초 사례인 만큼 반향이 거세다. 이와 관련 업계는 배달앱 '양강'인 배민과 쿠팡이츠가 점유율 등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첨예하게 치닫는 형국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해 1월만 해도 553만명 수준이었는데 지난 4월 1,044만명까지 늘었다. 같은기간 배민은 쿠팡이츠보다 여전히 2배에 가까운 MAU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MAU가 2,245만명에서 2,175만명으로 소폭 줄었다.
배민이 교촌과 독점 계약을 맺은 것도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배민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업무협약을 맺고 결합상품을 내놓았다는 점도 쿠팡이츠의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에 들어있는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섣불리 특정 배달앱과 독점적으로 거래하는 것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배달앱이 거래를 독점할 경우 고객 불편과 더불어 제품 수요 감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교촌의 배민온리 협약은 ) 이례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점은 공감하나 배달앱 입점 여부는 수수료 혜택만 고려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상 배민,쿠팡이츠, 요기요 , 땡겨요 등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는 비중이 자사앱을 통한 주문보다 크기 때문에 어느 한 배달앱을 포기하고 다른 한 곳만 독점계약을 맺는 것에 대해서는 점주뿐 아니라 고객 니즈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어느 한 배달앱에서만 주문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고객 불편을 야기시키거나 수익이 줄 수도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실상 교촌치킨은 올해 2월 자사 앱 회원만해도 누적 회원 620만명에 이르며 해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자사앱을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배달앱 하나와 거래를 철회하는 대신 수수료 혜택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계산이 가능했을 수 있다.
이렇듯 대다수 대형 프랜차이즈는 독과점 구조라 볼 수 있는 배달앱 시장에 대응해 자사앱을 강화하며 비용절감, 소비자 혜택 강화, 소비자 접점 확보에 힘쓰고 있는 추세다.
예컨대 BBQ는 FC바르셀로나 티켓 이벤트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한 것뿐 아니라 이를 통해 주문이 늘어 가맹점주로부터 큰 호응을 샀다. bhc는 신제품 콰삭클 할인을 펼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며 앱회원 100만명을 돌파했다. 맥도날드는 자사앱에 배달 주문을 포함하며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추고 자사앱 전용 할인 쿠폰·포인트 적립 등 혜택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는 독과점 구조라 볼 수 있는 배달앱 시장에 대응해 자사앱을 강화해 가맹점, 소비자와 상생을 도모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자사앱들도 이제 단순 주문 플랫폼에서 나아가 회원제까지 운영하며 충성고객 확보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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