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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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주가 상승세와 국내 주요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질적 성장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성장 전망치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8.01%), 신한지주(-2.41%), KB금융(-7.48%)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기준 종가는 7만8,700원으로, 연초 주가(5~6만원)와 비교하면 30%가량 증가했다. 새 정부의 금융 정책 발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외환업무에 강점을 지닌 하나금융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이익과 자본비율 측면에서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면 외화 환산 손익이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외화 부채의 가치가 줄고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중 크게 낮아지면서 외화환산익도 상당한 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익 발생은 하나금융, 기업은행, 우리금융 순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내실 강화 선언한 하나금융, 비은행 경쟁력 확보 '숙제'

금융지주 간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보험을 인수함에 따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고심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으로, 타 지주사인 KB금융(42%), 신한금융(29.1%)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하나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보면 2017년 16.7%에서 2021년 32.9%까지 높아졌다가 2023년 4.7%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15.7%로 회복됐다. 

이런 상황에 일각에선 하나손해보험, 하나생명이 차지하는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보험사 인수가 하나금융의 실적 향상에 주효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수를 위해선 자본여력이 필요한데, 하나금융의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타 지주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0.52%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금융지주(100.22%), 신한금융지주(116.23%)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회사 출자가 지주회사의 부채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뜻하며,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130% 이내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인수합병 등 인오가닉 전략이나 과도한 자본을 투입하는 부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영석 하나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실을 강화해서 비은행 부분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했다. 

저평가된 주가 회복도 과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3배다. PBR이 1보다 낮은 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시장에서 회사의 순자산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월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PBR 1배 미만으로 저평가돼 있고, 이는 낮은 주주환원율 때문이다"라며 PBR 1배 달성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서면서 금융지주사들은 밸류업 중기 목표 달성과 동시에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 방어에 집중하며 비은행 수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증권·자산운용·카드·생명·손보 등 비은행 주요 관계사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잡힌 사업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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