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점유율 0.43%포인트↓
지난해, 전체 신판 점유율 1위…신한카드 보다 ‘우위’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현대카드의 지난 2월 개인신용판매 부문 점유율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신용판매 부문 실적에서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실적은 외형상 성장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기업 구매전용 카드 실적이 전체 신용판매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과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앞세워 회원유치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월 집계된 개인신판 점유율 하락은 과잉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현대카드가 지속적으로 PLCC에 집중할 경우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피보팅(pivoting)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PLCC는 특정사와 독점 제휴를 맺고 해당 업체 이용 시 혜택을 주는 카드다. 충성도 높은 회원을 끌어 모을 수 있으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장기적으론 순이익 성장에 저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들어 현대카드는 ‘네이버 현대카드’의 연회비를 기존 1만원에서 2만원으로 높였다. 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없앴다. 국내외 적립률도 1%에서 0.7%로 낮춘바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 2월 개인신판 점유율은 17.42%로 지난해 말 17.85% 대비 0.43%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점유율은 18.25%에서 18.87%로 0.62%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 역시 17.92%에서 18.42%로 0.5%포인트 늘어났다.
◆ 지난해, 신판 1위 현대카드…올해는 왜?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는 166조2,688억원의 신용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카드(166조340억원)보다 2,348억원 많은 액수다. ‘부동의 1위’였던 신한카드를 제친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신용판매액에서 기업 구매전용 카드매출을 제외하면 신한카드가 현대카드 보다 약 10조원 이상 앞섰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기업 구매전용 매출은 17조5,232억원이었다. 신한카드는 6조8,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역시 현대카드(3조4,735억원)의 기업 구매전용 매출은 신한카드(1조2,577억원)나 삼성카드(2,245억원)에 비해 2.7배 이상 크다.
기업 구매전용 카드는 기업 간 거래 시 대금을 결제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전용 상품으로 어음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카드의 경우 기업 구매전용 카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비중이 높다. 카드사 입장에서 기업 구매전용 카드는 수익성이 거의 없는 상품이다. 하지만 매출 및 자산으로 잡혀 실적 산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신용판매에서 기업 구매전용에 집중하면서 외형성장만 추구했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애플페이 도입과 ‘PLCC’, 오히려 독?
현대카드는 지난 2023년 3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도입 직전인 2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11만8,000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224만6,000명으로 112만8,000명이 증가한 규모를 보였다. 이는 9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프리미엄 카드 및 항공·호텔 등 해외여행 관련 혜택을 강화한 PLCC 전략에 해외 이용금액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개인회원 해외 신용 결제액은 3조3,524억원으로, 전년(2조5,276억원) 대비 32.6%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지속하기에 고비용 구조가 부각되고 있어 실질적인 순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PLCC를 출시하고 있는데 과잉경쟁 속에서 판매관리비만 증가하고 있기에 실속 없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PLCC의 경우 제휴사와의 계약에 따라 비용 분담구조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특화 서비스에 중점을 두다 보니 일반 카드(GPCC)보다도 혜택 수준이 높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3,164억원으로 전년(2,651억원)보다 19.3% 급증했다. 하지만 주요 카드사 가운데에서 순이익 규모는 가장 적다. 작년 삼성카드(6,646억원)와 신한카드(5,721억원), KB국민카드(4,027억원) 등은 현대카드를 앞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신용판매에서 신한카드를 제친 것은 이목을 끌만한 것”이라며 “다만 기업 구매전용 실적이 전체 신용판매 실적을 뒷받침했고, 애플페이와 특히 PLCC에 특화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지난 2월 개인신용판매 점유율을 보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대비할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