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논란에 고개 숙인 백종원 대표 "모든 역량 집중해 신뢰 회복하겠다"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이후 첫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한 이래 연일 사람들 입에 올라 이번 첫 주총에 대한 관심이 드높았다.
우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앉으면서 향후 수익성 등 기업가치에 대한 회의감이 팽배해졌다. 이후 빽햄 가격, 가스통 옆 조리, 원산지표기법 위반혐의, 농약통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백 대표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져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해명했다. 주주·점주·고객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철저히 상장사답게 전사적으로 시스템 점검을 진행, 조직을 정비해나겠다고 했다. 앞으로 해외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28일 서울시 서초구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첫 주총에서 백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쉽지 않은 해였으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됐다"며 "이 가운데 연결 기준 매출 약 4,640억원, 영업이익 약 3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이상의 성장을 이뤘고 상장 당시 약속드렸던 배당도 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창립이래 최대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경영자로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며 "원산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이며 실효적인 내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원산지 공개 시스템의 도입뿐만 아니라 메뉴와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실적을 보면 더본코리아 수익은 늘고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4640억원으로 전년 4,106억원보다 늘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255억원보다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약 309억원으로, 2022년 159억원, 2023년 209억원 해마다 증가세다.
그럼에도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말 공모주 청약을 통해 몰린 수요는 700대 1에 이를 정도로 흥행했고 이를 통해 산정된 공모가는 3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는 상장 첫날인 11월 6일 6만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점차 하락세를 보이더니 현재 2만원선으로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인 것이다.
앞서 주가 내림세는 예견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산정 방식에서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식품제조유통업체들을 비교선상에 놓고 공모가를 산정했기 때문에 더본코리아 공모가가 이미 부풀려진 것이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이와 함께 공모주 모집 당시 우리사주 조합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직원들조차 사지 않은 주식'이라고 풀이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더본코리아의 주가 약세 요인은 ▲부풀려진 공모가 산정 ▲수익성장성에 회의감 등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논란 등으로 문제는 백 대표의 '스타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 대표의 스타성에 의존한 나머지 백 대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더본코리아의 수익을 막론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적하는 견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백 대표는 이날 주총 후 기자회견을 통해 주주·점주·고객들과 소통을 늘리면서 전사적으로 각 분야의 점검시스템을 갖춰 상장사로서 걸맞는 조직체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점주와 주주와 고객들 대상 미흡했던 소통이 결국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이날 주주들에게 "더본코리아는 주주님, 가맹점주님, 고객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는 기업"이라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본코리아는 더욱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다시 한번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업황이 녹록치 않다. 국내는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인데다 경기침체로 내수부진한 상황인 가운데 프랜차이즈업이 경영난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예컨대 상장 전부터 본부와 갈등을 빚어왔던 더본코리아 가맹점 연돈볼카츠는 지난해 기초 점포수는 49개였으나 기말 총 18개로 줄었다. 이는 수익악화와 맞물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 대표는 주총 후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내기 위해 연구개발에 부단히 힘쓰고 점주들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왔지만 잘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점주들이 본사 믿고 노력해줬는데, 맘고생 시켜 죄송하다"며 "저는 본사·가맹점보다 '식구'라는 개념으로 운영한다. 점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소비자와 소통을 늘리기 위해 행사를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특히 백 대표는 앞으로 사업 전략에 대해 해외사업 확장을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다수의 국내 프랜차이즈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에 있어선 후발주자인데다 더본코리아에게 해외사업은 신사업에 해당한다.
백 대표는 "특히 해외시장을 기회로 여겨 저희 브랜드를 알리고 한식을 편하게 먹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에도 계속 해외를 오고 가고 있다"며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증권가는 더본코리아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분간 더본코리아의 주가 변동성은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하나 해외사업은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DS투자증권은 더본코리아의 ▲멀티브랜드 ▲K-Food확대 ▲지역개발사업을, 하나증권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한 해외 점포 수 확장 ▲국내 지역 개발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글로벌 K-소스 제조·유통 사업 확장을, 한화투자증권은 해외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의 신규 출점 등을 주가 모멘텀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