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빽햄 가격 논란 이후 점진적으로 주가 빠져…2만원대까지
백 대표 해명에도 소비자 기만 상술 지적 여전
주가 악재 요인 산재…백 대표 스타성 의존 리스크·기업가치에 대한 회의감 등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햄 브랜드 '빽햄'을 두고 가격 논란이 일면서 더본코리아 주가가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하더니 공모가(3만4,000원)를 밑도는 수준까지 갔다.
주가 하락세을 촉발한 빽햄 가격 논란은 백 대표가 설 명절을 맞아 빽햄 세트를 정상가 대비 절반 가격에 가까운 가격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빽햄이 시중에 판매되는 타사 제품보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른바 백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금이 갔다. 게다가 가맹주와 갈등,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성장 둔화 등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요인들도 많아 향후 주가 반등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기준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2만9,800원으로, 1월 31일 종가기준 3만500원 대비 2.3% 떨어지면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약 13%(4,200원) 떨어진 것이다.
특히 최근 빽햄 가격 논란이 기폭제가 되면서 3만원선에서 점진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1월 16일 3만3,150원에서 빽햄 할인행사 영상이 게시된 17일 이후 주가가 점진적으로 하향세를 그리면서 1월 31일 3만500원으로 150~550원 폭으로 떨어져 2월 3일 2만9800원으로 처음으로 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현재 상장 후 더본코리아에 투자한 대부분 주주들은 손실을 낸 상태다. KB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더본코리아 주식을 매입한 주주(4363명) 가운데 35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더본코리아 투자자들 99.19%가 손실권에 진입한 것이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8.86%로 집계됐다.
최근 더본코리아의 주가 하락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우선 더본코리아 공모가 산정 방식부터 논란을 빚었다. 공모가 산정 시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식품제조유통업체들을 비교대상으로 놓고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더본코리아가 상장 공모가 산정 시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 같은 식품제조유통 전문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뒀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쟁사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기업(SPC삼립, 매일홀딩스)의 공모가 산정에서 제외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 미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빽햄 논란은 주가 하락에 불이 지폈다. 앞서 지난 1월 17일 백 대표 본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설 명절을 맞아 빽햄 선물세트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본디 5만1,900원인 빽햄 선물세트(200g x 9개)를 2만8,500원에 파는 할인행사로 정상가 대비 45% 할인한 셈이다.
그러면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타사의 햄세트 ▲가격과 비교되면서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컨대 스팸의 경우 200g x10개에 2만3,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됐다.
고기 ▲함량도 타사 캔햄보다 적다는 점까지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빽햄 200g 기준(지방일부사용, 국산) 돼지고기 함량 85%인데 스팸·리챔 등은 91% 수준으로 약 7%의 차가 발생한다. 즉 이미 비싸게 물건 값을 책정해놓은 데다 고기 함량도 적으면서 선심쓰듯 할인행사를 진행한 점이 상술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백 대표는 본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산원가와 유통마진 등을 감안해 현재 책정된 가격이 적정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직접 해명했다. 백 대표는 "상술이 진짜 아니다"라며 "실상 빽햄은 업계 1위가 아닌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45% 할인했을 때 행사가 판매 마진은 약 1,500원"이라며 "여기에 회사운영비, 마케팅비, 기타 등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마진이 거의 없다. '노마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설날 할인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빽햄을 알리기 위했던 것"이라며 "한돈에서 비선호 부위를 많이 활용해 쓰면서 한돈 농가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앞으로 대량 생산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 정상가로 판매시 45% 이상의 마진이 남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백 대표는 "일반 소매점에서 빽햄을 구매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간다. 소매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곳인 물류센터 마진이 들어가야 하고 소매점 본사에 보내는 데서도 마진이 들어간다. 이 유통마진이 40~45%이다"라며 "더본몰에서 파격적 행사를 할수 있는 건 우리가 생산을 해서 일반 유통을 통하지 않고 바로 보내드리는 거니까 할인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백 대표는 "빽햄이 잘 팔려서 생산량이 늘어나면 단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때 가서 가격을 내리겠다"며 "지금은 이게 적정한 가격이다. 또, 다른 햄도 맛있으니 취향에 따라 햄을 드시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백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당 해명 영상에 대한 댓글 반응은 백 대표의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일색이다. "백 대표 스스로 빽햄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 "1500원밖에 유통마진이 남지 않다는 점이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백 대표는 소시지에 육고기 함량, 어묵에 어묵 함량이 높은 걸 사라고 했는데 왜 자기 제품은 양념 첨가해서 고기 함량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던 건지“ 등이다.
이 같은 상황은 더본코리아의 가치가 백 대표의 스타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회자됐다. 경기침체 탓에 국내 상장기업들의 성장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국장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백 대표의 스타성, 신뢰감 이외의 이렇다할 사업 전망성을 명확히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큰 폭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백 대표의 스타성을 한층 끌어올린 흑백요리사 호재를 제하곤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인이 산재해 있어 주가 반등에 대해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침체와 국내 상장 기업들의 투심 위축 ▲외식 커피 프랜차이즈 영업난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가맹점과의 갈등에 따른 기업가치에 대한 회의적 시선 등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더본코리아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순 없다는 평가다.
한편, 더본코리아 주가는 2월 4일 종가기준 3만200원으로 전일 2만9,800원 대비 1.34%(400원) 오른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