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후 주가, 공모가 대비 40% 가까이 내려
공모 청약 당시 실권주 발생 등 주가 약세 예견됐나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주식 매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 대비 51%대로 올랐으나 주가는 한 달 여 만에 공모가 대비 약 40% 하락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 하락은 예견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지난 10월 공모주 모집 당시 더본코리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우리사주 조합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했는데, 이는 더본코리아 직원조차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적으로 웃돌 가능성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기준 3만2,400원으로 전일 대비 3.28%(1,100원)빠졌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청약 진행한 결과 통합경쟁률 772.80대 1로 흥행하면서 공모가 3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인 11월 6일 종가기준 5만1,400원으로 공모가 (3만4,000원) 대비 51.17%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이날 종가 3만2,400원으로 최고점 5만1,700원보다 40% 가까이 내렸다.
상장 이후 주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됐다.
공모주 청약 당시 더본코리아의 우리사주 조합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서다. 더본코리아 직원조차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지 회의적이었다는 것이다.
통상 실권주는 발행 기업의 시가총액이 납입한 금액보다 낮아질 여지가 있을 때 주주가 자신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포기해서 발생한다.
더본코리아 직원들의 이 같은 선택은 일부 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밑돈 사례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기업들의 임원들이 상장 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대량 매도하면서 손실을 직원들이 떠앉은 경우가 있다.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주식 매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1년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상장 이후 한달 남짓 지나자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총 44만993주(약 900억원)를 전량 매도했다. 이 가운데 류 전 대표는 23만주를 팔아 469억원의 차익(현금화)을 냈다. 하지만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는 주가 하락을 불러왔고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더본코리아의 주가 약세 전망은 ▲부풀려진 공모가 산정 ▲수익성장성에 회의감 등으로 판단된다.
우선 더본코리아 공모가 산정 방식부터 논란을 빚었다. 공모가 산정 시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식품제조유통업체들을 비교대상으로 놓고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더본코리아가 상장 공모가 산정 시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 같은 식품제조유통 전문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뒀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쟁사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기업(SPC삼립, 매일홀딩스)의 공모가 산정에서 제외했다. 이들 기업의 PER은 10 미만이다.
또, 김병기 의원실이 제공한 지난 10월 기준 공모가 대비 변동률에 따르면 일반상장의 경우 주가 상승한 기업이 전체에서 37% (158개)이며, 주가 하락한 경우가 64%( 264개)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0~50% 하락이 32%(133개), 50% 이상 하락이 31%(131개)로 대다수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김병기 의원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공모가 산정 절차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즉각 개미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에 대해서는 현재 불황추세인 외식업계 내수시장에서 얼마나 기업이 성장해나갈 지도 회의적이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수 약 2,900개다.
더본코리아의 주요 사업인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이 사업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2022년 매출 2,729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매출 1,873억원보다 45.7% 증가했으며 지난 2022년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지난 2021년 영업이익 199억원보다 25.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3,717억원으로 지난 2022년 2,729억원보다 36.2% 증가했다. 이는 2022년 매출 증가폭 45.7%보다 9.5%포인트 줄은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241억원으로 지난 2022년 영업이익 250억원보다 4% 줄기도 했다. 즉 매출 성장폭이 둔화됐고 영업이익은 줄었다.
이뿐 아니라 올해 12월 급작스럽게 발생한 계엄사태로 인해 코스피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액투자자(개미)뿐 아니라 외국인들 투자도 줄고 있어 향후 더본코리아 주가 약진을 기대하기에는 시장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는 더본코리아 투자와 관련해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장기 측면에서의 접근 필요해보여 투자에 유의를 요구한다고 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브랜드력 이외에도 ▲멀티브랜드 ▲K-Food확대 ▲지역개발사업 등 다양한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프랜차이즈 최고 수준 멀티플 적용한다만,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중장기 사업 방향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한 해외 점포 수 확장 ▲국내 지역 개발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글로벌 K-소스 제조 및 유통 사업 확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 방향성이 확고한 점은 긍정적이나 아직 해외 매출은 제한적인 만큼 유의미한 해외 매출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 시간이 투여되지 않을까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에서 국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브랜드 수평 확장으로 안정적인 외형 및 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는 그간 개별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 진출을 진행하였으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현재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전략을 변경했다. 빠르면 2025년 말부터 변경된 전략 하에 가속화된 신규 출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